<보이스 코리아> 3회 Mnet 금 밤 11시
<보이스 코리아>에는 유난히 클로즈업이 많다. 등을 돌린 채 노래를 듣고 있는 코치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 버튼 주위를 초조하게 맴도는 다섯 손가락, 의자를 돌린 직후의 놀라는 표정, 네 명의 코치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때 흐르는 지원자의 눈물. 그럼에도 <보이스 코리아>를 지배하고 있는 정서는 ‘악마의 편집’을 기반으로 한 쫄깃함이 아니라 순간의 뭉클함이다. 신승훈의 노래를 부르고 탈락한 지원자들의 무대를 모아서 보여주는 것과 같은 효율적인 편집을 제외하고는, 지원자들의 무대를 도중에 끊거나 두 무대를 교차 편집해서 보여주지 않는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발 물러나 있어야만 했던 코러스나 보컬 트레이너의 애환을 끄집어내지만, 자극적인 대답을 강요하진 않는다. 이는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뉴스라도 나갈 수 있으면 나가고 싶은” 지원자들의 간절한 마음과 그것이 담긴 무대를 존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보이스 코리아>는 우선순위가 무엇이고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신승훈은 실제로는 성격이 푼수지만 무대 위에서 이은미의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불렀던 이은아에게 “절제라는 게 쉽지 않거든요. 한 10년 해야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스 코리아>는 3회 만에 그 “쉽지 않”은 절제미를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과하지는 않지만 시청자들로 하여금 노래하는 그 순간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연출한다. Mnet <슈퍼스타 K> 시리즈를 비롯한 경연 프로그램들을 만들면서 쌓아 온 노하우가 제대로 발휘된 셈이다. 방송이 끝난 후 실력이 뛰어난 지원자의 이름이나 곡명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적은 있지만 가십성 발언이 언급된 경우는 아직 없었다. <보이스 코리아>는 무리수를 두지 않으면서도 매 회 드라마틱한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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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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