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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상식에 반하는 경영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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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상식에 반하는 경영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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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을 책임진 사람이 꼭 알아야 하는 유명한 교훈이 있다. 어떤 직원이 너무 유능해서 그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 바로 그 시점부터 심각한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당백의 유능한 인재가 회사에 있는데 왜 위기감을 느껴야 할까. 얼핏 듣기에는 '상식에 반하는 교훈(counterfactual lesson)'인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맞는 이야기다. 그 유능한 직원이 다른 회사로 스카우트되어 회사의 모든 무형자산을 라이벌 회사로 가져가 버릴 수도 있고, 교통사고나 질병으로 쓰러져 장기 입원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러면 곧바로 회사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두 사람의 스타에 의존하는 기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누가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다음 사람이 업무 인수인계를 받는 데 지장이 없는 시스템 경영을 하라는 충고인 것이다.


나라 경제도 마찬가지다. 몇몇 회사가 나라 경제 전체를 이끌어갈 정도라면 당연히 경제구조에 무엇인가 이상이 있는 것이라고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지난 6일 현재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54.4%에 이른다.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도 실적 비교가 가능한 10대 그룹 계열 82개 상장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체 상장사 매출액의 52.27%를 차지해 절반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10대 그룹의 비중이 이렇게 커졌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자면 다른 수많은 기업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왜소해졌다는 것이고, 이들 10대 그룹의 경영에 나라 경제 전체의 운명을 맡기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10대 그룹의 글로벌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기업은 강해지지만 한국 경제의 체질은 약화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식농사를 잘한 어느 부모가 노후에 이렇게 탄식했다. "자식이 잘나가면 뭘 하나. 다들 해외로 나가서 부모 생일에 손자, 손녀 얼굴 한 번 못 보는데…" 미국 뉴욕 한복판에 화려한 광고 간판을 내걸고, 할리우드 영화에도 브랜드가 선명하게 나오는 몇 개의 스타 기업은 해외에 나가 있는 '잘난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글로벌 마켓에서 글로벌 소비자를 상대로 경쟁하고 있는 '잘난 자식'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생산을 하고 인도에 콜센터를 두고 미국이나 유럽에서 자금 조달과 기업설명회(IR), 마케팅을 하고 있어서 다시는 국내로 불러들일 수가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동화(空洞化)된 미국 제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보려고 애플사에 부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면 안 되느냐고 묻자 애플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국 생산은 불가능하다고 깨끗하게 거절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부모 입장에서는 해외로 이미 나가버린 '잘난 자식'에 대한 미련을 접는 게 속 편하다. 대신 생일이나 어버이날 꼬박꼬박 챙기고 주말에 식사라도 함께하러 집에 들러주는 '덜 잘난 자식(중견ㆍ중소ㆍ벤처기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장의 공평한 규칙을 새로 마련하고 중견ㆍ중소ㆍ벤처기업들이 다음 세대의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들이 일자리를 마련해 늘어나는 청년실업과 노년실업을 흡수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스타 기업들의 빈자리를 메워 제조업 공동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부지런히 후진을 양성해야 한다.

내년에 들어서는 정부는 잘난 자식의 등 뒤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부모가 아니라 내 곁에 남아 있는 자식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정부여야 할 것이다. 덤으로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글로벌 스타 기업 입장에서도 덜 잘난 자식인 중견ㆍ중소ㆍ벤처기업이 든든하게 부모 곁을 지키고 돌봐주고 있어야 부담을 털고 해외에서 더 잘나갈 수 있지 않을까.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시니어비즈니스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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