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4·11 총선이 가까워지자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군복지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표심경쟁에서 나온 아이디어차원의 정책이라는 비난도 거세다. 대부분 제대로 검토되지 않거나 정부부처와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현가능성도 검증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2일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의 월급을 대폭 올려주는 방안을 공약으로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현재 10만원 안팎에서 최대 40만원까지 복무지역별로 차등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 1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병사의 복무지역에 따라 복무기간을 차등조종하는 것은 물론 전방부대에 근무하는 병사를 대상으로 위험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현재 복무기간은 육군.해병대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이다.
민주당은 군 복무 중인 청년에게 매달 30만원의 사회복귀 지원금을 적립해 전역할 때 630만원(21개월 기준)을 보상한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2017년까지는 매달 21만원을 지원하고 2022년엔 3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소요 예산은 연간 최대 1조7900억원으로 추산했다.
군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공약은 재정확보가 관건이지만 국방예산은 절감하라고 하면서 군병사들의 월급만 올린다면 어디서 예산을 줄이라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차세대전투기(FX)사업과 공격형헬기사업은 예산이 없어 미뤄온 사업인데 이사업들을 한꺼번에 추진한다고 비난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예산을 줄이라고 강요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32조9000여억원. 이 가운데 병사 월급으로 5300억원이 투입됐다. 계급별로는 병장 10만8000원, 일병 8만8200원, 이병 8만1500원이다. 국방부는 12-16 국방 중기계획에 따라 2016년 상병 월급이 현 수준에서 매년 5% 인상된 수준인 11만9600원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 9만7500원인 상병의 월급을 40만원으로 올린다면 1조6천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병사 월급은 2003년 2만4400원에서 2004년 3만5800원으로 46.7% 올랐다. 이후 매년 평균 30% 수준으로 올라 2008년 8만8000원에 달했으며 2009, 2010년에는 두 차례 동결된 바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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