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액 5276만달러 전년보다 176% 증가..대기업 위주 시장...국순당·보해는 주가부진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막걸리 수출이 급성장한다는 소식에 관련종목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실적과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대기업 위주로 막걸리 수출이 이뤄지고 국순당과 보해양조 등 중소업체들은 해외매출비중이 작아 주식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주요재료인 '누룩' 빠진 막걸리 신세다.
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업체들의 막걸리 수출액은 5276만달러로 1910만달러를 기록한 2010년보다 176% 증가했다. 이중 일본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전체의 92%인 4842만달러로 일년 만에 210% 급증했다. 2008년 403만달러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12배 증가했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 열풍이 불며 주식시장에도 국순당, 보해양조 등 막걸리 관련주가 형성됐다. 특히 국순당은 지난해 4월 막걸리에서 항암물질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와 수출확대 소식에 한달간 32% 급등해 1만700원에서 1만4200원까지 올랐다. 보해양조는 같은기간 1만1700원에서 1만7300원(10대1 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47% 강세였다. 그러나 막걸리 수출확대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국순당과 보해양조는 지난 30일 주가가 8400원, 1025원(액면분할 전 1만250원)으로 부진하다.
이는 이들 기업 전체 매출 중 수출비중이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순당의 매출 중 수출비중은 5%이고 일본 관련 매출은 2%에 불과하다. 보해양조는 막걸리 판매 수혜주라고 불리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해양조의 전체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소주(57%)다. 막걸리는 기타주류사업의 일부분으로 전체 매출액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막걸리 제조사의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지만 초기진출 단계이고 기존에 워낙 규모가 작아 작은 변화에도 급증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며 "특히 수출은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중소 막걸리 제조사에 주가모멘텀을 부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순당은 마케팅비용의 절감이 선행돼야 실적개선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국순당은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며 매출액이 2010년 1037억원에서 지난해 1260억원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매출액 대비 20% 가량을 마케팅비용으로 지출하며 영업이익률은 4.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0년 영업이익률 13.6%에 비해 8.7%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순당은 대규모 마케팅비 지출 보다는 유통망 확대와 소매점별 홍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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