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계상황에 다다른 중소조선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자금지원 등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현재 중소조선 시장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인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수주액이 늘었으나 대부분 대기업이나 특정 업체에 몰렸기 때문.
지난해 중소조선사의 수주 건수는 2010년 대비 2.1% 늘었으나, 수주를 기록한 조선사는 단 6곳뿐이었다. 특히 이 중 절반인 3곳은 5척 미만의 수주를 기록해 조선업계의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중소조선사의 지난해 말 수주잔량은 537만 CGT로, 이는 3분기말 대비 14.8% 감소한 수치다. 수주 수요가 침체되면서 일감도 줄어들고 있는 것.
양 연구원은 "현재의 중소 조선소 건조능력을 감안하면 1년반 이하의 일감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질적으로는 상당수가 올해 안에 일감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주잔량이나 현 시황을 고려했을 때 올해가 국내 조선산업이 버틸 수 있는 '한계시한'이라고 규정하고, 정부가 RG(환급보증) 보증 특별자금을 지원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연구원은 "벌크선, 컨테이너선, 탱커 등 대부분의 선종이 다음 분기에도 침체 시황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현재 중소조선시황과 조선소들의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의 위기는 시장논리에만 맡기기에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조선업체들의 신규수주를 돕기 위해 RG보증을 위한 특별자금을 지원하고, 중소 조선소의 붕괴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향후 해양 자원개발 증대에 따라 해양특수선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 대기업들이 가진 기술을 중소 조선사에 이전해 주거나 정부의 특수선 수요 중 일부를 중소조선사로 발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원은 "중소 조선소의 붕괴는 후방산업까지 동반 붕괴시키므로, 국내 산업과 고용유지를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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