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가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둘러싼 허위 보도자료 배포 및 주가조작에 관여한 게 사실로 드러나면서 해임될 처지에 놓였다.
추정매장량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외교부 명의의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배포해 실질적으로 주가조작을 주도했다는 게 감사원 발표의 요지다. 직접 주식을 매입해 이득을 보진 않았지만 친인척이나 다른 외교부 직원이 직접 주식을 매입한 사실도 밝혀졌다.
26일 감사원이 최근 4개월간 감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김 대사는 카메룬 다이아몬드광산 추정매장량이 4억2000만캐럿이라는 게 업체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UNDP조사 등을 통해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2010년 12월 17일 UNDP 조사 등을 근거로 4억2000만캐럿이라는 점을 직접 발표했다. 전날인 16일 이 회사 주가는 주당 3465원이었다 한달여 만에 1만6100원으로 뛰었다.
이후 일부 언론에서 추정매장량에 의구심을 표하자 2011년 6월 28일 다시 한번 보도자료를 냈다. 전날 27일 주가 7400원에서 이같은 발표로 다시 1만8500원으로 상승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이 회사와 임원은 주식 43만여주를 매도했으며 오덕균 대표는 2010년 12월 17일 이후 신주인수권 75만여주를 장외매도해 51억여원 이익을 실현했다.
김 대사의 친인척들도 이 시기 주식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사의 동생 2명은 2009년 초 가족모임에서 김 대사에게 해당사업에 대해 들었고 이들은 당해 3월부터 2011년 1월 초까지 8만여주 이상을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2000만원이 넘는 이익(2011년 8월말 기준)을 실현했고 5억4000여만원의 이익을 보유했다. 이들은 아직 주식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총리실 자원협력과장도 조중표 전 총리실장의 비서로 있을 당시 이 회사가 개발권 획득을 추진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해 해당 주를 대거 매입했다. 이 과장은 2009년부터 2011년 초까지 2830주를 사들였고 이 과정에서 일부를 매각해 960여만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김 대사의 비서 역시 비슷한 시기 주식을 거래해 3500여만원의 이익을, 한국광물자원공사 팀장은 친인척을 통해 3만9200여주를 거래해 3600여만원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이같은 '주식 매입→허위 자료 배표→매수 및 차익실현'의 수법을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실제 추정매장량에 대한 근거가 미미한데도 주가가 올랐던 이유는 정부가 직접 나서 인정하면서 투자자들도 자연스레 믿고 투자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외교의 경우 국무총리실이 직접 주도하면서 외교부까지 가세한 만큼 당시 자료를 사실로 믿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감사원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김 대사의 해임을 요청하는 한편 관련자 모두에 관한 정보를 수사참고자료로 검찰에 넘겼다. 당시 김은석 대사보다 높은 자리에 있던 조중표 전 실장과 박영준 전 차관은 민간인인 만큼 직접적인 감사대상이 아니었다. 최근 CNK 본사와 오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조만간 이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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