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고미술 사랑 中·日 배우자" 나윤정 K옥션 스페셜리스트

시계아이콘01분 4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고미술 사랑 中·日 배우자" 나윤정 K옥션 스페셜리스트
AD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우리나라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이나 K옥션의 경매도록을 살펴보면 대부분 고미술품을 책자 후반부에 싣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리는 근현대 미술과 고미술 작품수의 비중은 6:4 정도, 금액규모는 9:1 수준이다. 지금 국내 미술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건 근현대미술이다.

반면 고미술 전문가들은 고미술품 안에 담긴 시간성과 역사, 문화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하며 안타까움을 표한다. 나윤정 K옥션 고미술 담당자(여 37)도 이 중 한사람이다. 지난 20일 서울 압구정 K옥션에서 나 씨를 만나 우리 고미술 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보고 국제시장과 비교해봤다.


"박물관에서는 도자기 파편 하나하나 아기처럼 소중히 다루는데, 경매에 나오는 고미술품은 돈 백만원 수준이다. 근현대 미술은 수십억씩 하는 것도 많은데 100년, 150년 이상된 것들이 홀대받고 있는게 참 안타깞다" 나 씨가 처음 만나자 마자 꺼낸 이야기다. 경매회사에서 일하기 전 박물관에서의 경력을 가진 그가 느낀 아쉬움이 녹아든 소회였다.

그가 고미술과 맺은 인연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학때마다 외가인 경주에서 한두달씩을 보냈던 그는 자연스럽게 신라의 고도 경주가 품고 있는 능이나 탑, 옛 장신구와 친해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역사와 유물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다. 나 씨는 1995년 숙명여대 한국사학과를 입학해 2002년까지 동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를 공부했다. 이후 숙대 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거쳐 2006년부터 K옥션에서 일해오고 있다.


나 씨는 경매회사로 위탁해 오는 고미술품을 분석해 회원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도록을 만드는 일을 한다. 되팔리길 기다리는 고미술품들은 하루에 100점도 더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는 이것들을 추려내고 경매일정에 잘 배분해, 일단 해당 작품의 전문가에게 감정을 맡긴다. 진위여부나 가격감정이 끝나면 위탁자와 협의해 경매 추정가를 정하고 도록작업에 들어간다.


나 씨는 "6년정도 경매사에서 일하면서 작품에 대한 조사며, 상태 등 하나하나 분석해보면서 공부가 참 많이 됐다"며 "지금 고미술은 가격가치만 보면 너무 작은데, 사실 15년 전만해도 고미술이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시절 이전과 이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경매회사가 생기기 시작할 때까지만해도 한국 고미술품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품목이었다. 해외 경매사인 크리스티나 소더비에서도 한국 고미술품 경매만 따로 열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께 미술시장의 양적 팽창기가 도래하면서 고미술의 자리가 근현대미술로 뒤바뀐 상황이다.


외국 작품이나 현대미술 위주의 작품들이 선호되고 고미술품의 자리가 줄어들긴 했지만, 경매회사가 주는 장점또한 있었다. 나 씨는 "가격공개가 이뤄지지 않은 고미술시장은 특히나 근현대미술보다 위작, 도굴시비들이 심한데 경매회사들이 생겨 가격데이터가 형성되고 위작감정을 철저히 하는 순기능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답십리나 인사동 등지에서 주로 거래되던 고미술품은 10여년 전부터 경매회사들이 생기면서, 또 최근 1~2년간 고미술 전문 소규모 경매업체도 등장해 시장가격안정화를 이뤄가고 있고 음성적 거래도 줄었다.


그는 "고미술을 이야기 하자면 중국과 일본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중국미술시장이 클수 있었던 것은 중국인들 스스로 자국의 고미술의 가치를 높게 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홍콩 크리스티 경매를 두세차례 다녀온 나 씨는 중국인들끼리 자국의 고미술품에 열띤 경합을 보면서 놀라웠다.


지금도 중국의 미술시장은 고미술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의 근현대미술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것도 자신들의 예술을 존중하고 키우는데 열의가 있어서다. 일본 역시 고미술상들이 모여 부스를 만들고 고미술만 따로 아트페어를 여는 등 오래된 물건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조상들의 물품을 대대로 이어오며 기록해온 것들은 나중에 좋은 감정자료로 쓰인다.


나 씨는 "중국과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우리 고미술의 가치를 스스로 배우고 존중해야만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날이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