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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 사랑 中·日 배우자" 나윤정 K옥션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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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 사랑 中·日 배우자" 나윤정 K옥션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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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우리나라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이나 K옥션의 경매도록을 살펴보면 대부분 고미술품을 책자 후반부에 싣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리는 근현대 미술과 고미술 작품수의 비중은 6:4 정도, 금액규모는 9:1 수준이다. 지금 국내 미술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건 근현대미술이다.

반면 고미술 전문가들은 고미술품 안에 담긴 시간성과 역사, 문화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하며 안타까움을 표한다. 나윤정 K옥션 고미술 담당자(여 37)도 이 중 한사람이다. 지난 20일 서울 압구정 K옥션에서 나 씨를 만나 우리 고미술 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보고 국제시장과 비교해봤다.


"박물관에서는 도자기 파편 하나하나 아기처럼 소중히 다루는데, 경매에 나오는 고미술품은 돈 백만원 수준이다. 근현대 미술은 수십억씩 하는 것도 많은데 100년, 150년 이상된 것들이 홀대받고 있는게 참 안타깞다" 나 씨가 처음 만나자 마자 꺼낸 이야기다. 경매회사에서 일하기 전 박물관에서의 경력을 가진 그가 느낀 아쉬움이 녹아든 소회였다.

그가 고미술과 맺은 인연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학때마다 외가인 경주에서 한두달씩을 보냈던 그는 자연스럽게 신라의 고도 경주가 품고 있는 능이나 탑, 옛 장신구와 친해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역사와 유물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다. 나 씨는 1995년 숙명여대 한국사학과를 입학해 2002년까지 동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를 공부했다. 이후 숙대 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거쳐 2006년부터 K옥션에서 일해오고 있다.


나 씨는 경매회사로 위탁해 오는 고미술품을 분석해 회원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도록을 만드는 일을 한다. 되팔리길 기다리는 고미술품들은 하루에 100점도 더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는 이것들을 추려내고 경매일정에 잘 배분해, 일단 해당 작품의 전문가에게 감정을 맡긴다. 진위여부나 가격감정이 끝나면 위탁자와 협의해 경매 추정가를 정하고 도록작업에 들어간다.


나 씨는 "6년정도 경매사에서 일하면서 작품에 대한 조사며, 상태 등 하나하나 분석해보면서 공부가 참 많이 됐다"며 "지금 고미술은 가격가치만 보면 너무 작은데, 사실 15년 전만해도 고미술이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시절 이전과 이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경매회사가 생기기 시작할 때까지만해도 한국 고미술품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품목이었다. 해외 경매사인 크리스티나 소더비에서도 한국 고미술품 경매만 따로 열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께 미술시장의 양적 팽창기가 도래하면서 고미술의 자리가 근현대미술로 뒤바뀐 상황이다.


외국 작품이나 현대미술 위주의 작품들이 선호되고 고미술품의 자리가 줄어들긴 했지만, 경매회사가 주는 장점또한 있었다. 나 씨는 "가격공개가 이뤄지지 않은 고미술시장은 특히나 근현대미술보다 위작, 도굴시비들이 심한데 경매회사들이 생겨 가격데이터가 형성되고 위작감정을 철저히 하는 순기능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답십리나 인사동 등지에서 주로 거래되던 고미술품은 10여년 전부터 경매회사들이 생기면서, 또 최근 1~2년간 고미술 전문 소규모 경매업체도 등장해 시장가격안정화를 이뤄가고 있고 음성적 거래도 줄었다.


그는 "고미술을 이야기 하자면 중국과 일본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중국미술시장이 클수 있었던 것은 중국인들 스스로 자국의 고미술의 가치를 높게 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홍콩 크리스티 경매를 두세차례 다녀온 나 씨는 중국인들끼리 자국의 고미술품에 열띤 경합을 보면서 놀라웠다.


지금도 중국의 미술시장은 고미술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의 근현대미술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것도 자신들의 예술을 존중하고 키우는데 열의가 있어서다. 일본 역시 고미술상들이 모여 부스를 만들고 고미술만 따로 아트페어를 여는 등 오래된 물건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조상들의 물품을 대대로 이어오며 기록해온 것들은 나중에 좋은 감정자료로 쓰인다.


나 씨는 "중국과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우리 고미술의 가치를 스스로 배우고 존중해야만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날이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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