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학교에서 교과서가 사라진다. 태블릿PC 하나면 모든 수업과 교육이 가능한 시대가 왔다. 교과서 없는 세상을 꿈꿨던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애플이 앞장 섰다.
애플은 19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에서 열린 교육 발표회에서 아이북2(iBook2)'를 발표했다.
아이북2는 애플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디지털 교과서로 사용하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아이북2를 아이패드에 설치한 뒤 애플 앱스토어에서 교육용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면 교과서가 되는 것이다. 애플은 주요 교과서 업체와 제휴해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고등학교 교과서의 90%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교과서 가격은 한 권당 14.99달러 이하다. 학습에 이용할 수 있도록 사전, 필기 효과 기능, 슬라이드쇼 도구 등도 탑재한다.
아이폰, 아이패드로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던 애플이 교육 산업에 뛰어들면서 교과서 혁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세계 태블릿PC 시장이 지난 2011년부터 분기별로 최대 40% 이상 확대되고 아이패드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애플이 디지털 교과서 출시에 앞장선다면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서비스는 자사 단말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애플의 시도는 태블릿PC를 교육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국내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2015년까지 태블릿PC로 교과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과서 환경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일부 학교에 자사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제공해 수업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디지털 교과서가 출시되면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스마트 러닝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태블릿PC를 이용해 강의를 듣는 등 교육 관련 디지털 콘텐츠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교육 업체들이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삼성앱스에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의 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종이 교과서 대체 뿐만이 아니라 교육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교육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이른다.
가격이 199달러인 아마존 '킨들파이어' 등 저가 태블릿PC가 많이 출시된 상황에서 교육 콘텐츠까지 늘어나면 태블릿PC 산업도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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