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의 879만명보다 11.3% 늘어난 979만명에 달했다고 어제 밝혔다. 지난 2008년 698만명이던 외래 관광객은 3년 연속 두자릿 수 증가세다. '한국 방문의 해' 마지막 해인 올해는 1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공사의 전망이다.
하지만 관광객 수만 늘어난다고 관광대국은 아니다. 명실상부한 관광대국이 되려면 질적인 성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관광산업이 고용창출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제조업의 유발 고용지수가 100이라면 관광산업은 168이라고 한다. 관광산업이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우리 경제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관광산업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일례로 중국 관광객은 좋은 타깃이다. 지난해 전체 외래 관광객 중 22.7%가 중국인이었다. 씀씀이가 커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중국인 관광객의 평균 지출은 2010년 기준 1인당 1558달러다. 미국(1292달러)과 일본(1092달러)보다도 '큰손'이다. 더욱이 중국 관광객은 2020년엔 1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그중 10%만 유치해도 지난해 중국 관광객 220만명의 다섯 배에 가까운 100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유인 요인이 부족하다. 숙박시설 문제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편의시설, 먹을거리, 교통, 특색 없는 기념품 등의 인프라도 미흡하다. 하지만 드라마와 K-팝 같은 한류 문화 등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도 많다.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고 전시ㆍ컨벤션 등 MICE 관광, 의료, 명품 쇼핑, 한류 테마 등 타깃 관광을 활성화한다면 얼마든지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다.
관광 인프라는 규모가 작은 여행사나 관광업자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정부가 관광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관광산업 관련 예산은 9257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0.29%에 불과하다. 일본 등 경쟁국들은 1% 대라고 한다. 2020년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유치 목표는 말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완벽한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투자를 늘리는 등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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