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박명훈 칼럼]'노란 돈봉투'에 담긴 작은 위로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박명훈 칼럼]'노란 돈봉투'에 담긴 작은 위로
AD

[아시아경제 박명훈 주필]위로가 필요한 것은 청춘만이 아니다. 1만원짜리 송아지, 타는 농심, 매 맞는 학생, 자식의 아픔을 몰랐던 부모…. 또 있다. '노란 봉투'에 좌절하는 국민 여러분. 송아지 300마리 값이 들어 있었다는 봉투, 받은 자는 있는데 준 자는 없는 유령의 봉투 말이다.


새해가 시작된 지 보름여. 들리는 것은 우울한 얘기뿐이다. 신년 벽두에 나눴던 덕담이 모두 부질없어 보인다. 가슴 한 켠을 채워 줄 위로의 말이 그립다.

문 밖의 찬 공기라도 마시면 좀 나아질까. 그렇다. 지난주 태평양 건너에서 들려온 몇 가지 소식이 그나마 작은 위안을 준다. 싸움 구경하는 쏠쏠한 재미는 덤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고받은 말 펀치가 그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2'에서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사장이 선공을 날렸다. 그는 "올해 3차원 입체영상(3D) TV에서 세계 1위를 하겠다"면서 "3D TV 1등은 스마트TV에서도 1등 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1위 삼성을 겨냥한 말이다.

다음 날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담당 사장이 딱 잘라 말했다. "beyond comparison(비교 불허)." LG는 경쟁상대가 아니란 뜻이다.


밖에서 벌이는 낯 뜨거운 집안싸움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그런 속 좁은 싸움이라면 위안이 될 수 없다. 전 세계 TV 브랜드는 370여개. 삼성과 LG는 이들 모두를 따돌리고 국적을 넘어 세계 TV 시장의 챔피언전에서 맞붙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롤라, 인텔, 파나소닉, 드림웍스, 샤프, 소니, 하이얼, 창홍…. 삼성과 LG가 일합을 겨루는 링사이드 관객의 면면이다. 일본의 한 언론은 "삼성과 LG의 약진으로 일본 기업의 존재감이 엷어지고 있다"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LGㆍ삼성 라이벌전의 역사는 길고 깊다. 후발 삼성의 도전에도 금성사(LG전자 옛 이름)는 요지부동, '비교 불허'였다. 금성사와 맞장뜨기 위한 삼성의 시도는 집요했다. '금성'과 '삼성'이라는 이름에 착안해 '별들의 전쟁'이란 말을 만들어냈다. '금성사는 ㈜금성사이니 가나다 순으로 삼성을 앞에 써야 한다'는 억지도 불사했다.


그렇게 안방에서 치고받던 두 회사는 급기야 절대강자 일본을 넘어섰고, 지금 세계 정상을 다툰다. 올해 CES에서 LG의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최고인기상을 받았다. 같은 날 삼성은 세계 휴대폰시장의 거인 노키아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고 선언했다. 양보 불허의 치열한 라이벌 의식이 오늘의 삼성과 LG를 만든 것은 아닐까.


CES가 열리던 시각. 디트로이트에서는 '북미 국제오토쇼'가 막을 올렸고 '북미 올해의 차'에 현대자동차의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뽑혔다. 미국 최대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2012 브랜드 재구매율 조사' 결과를 내놨다. 1위 현대차. 세계의 유명 브랜드를 끌어내리고 미국 고객충성도가 가장 높은 차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지난주는 마침 의미 있는 기념일(13일)이 있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공표 50주년. 국민소득은 100달러를 밑돌았고 세계 정상의 TV, 자동차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 후 50년. 압축 성장한 한국 경제는 저개발국의 로망이 되었다.


격변의 세월을 불변의 자세로 버텨내는 불가사의한 생명력이 있다. 정치다. '(쿠데타를 부른) 정치인들의 구태, 부패, 무능과 파쟁'(5ㆍ16 직후 한 신문사설)은 50년을 견디며 '돈봉투'로 살아나 숨 쉰다.


그런 '돈봉투'에도 나름의 위안이 없지는 않다. 정치가 서 있어도 세상은 나아간다는 것, 부패에 칼을 제대로 대면 '복지 재원'의 역설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것.






박명훈 주필 pmho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