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바이어, 소믈리에, 와인컬럼니스트 등 국내 와인 전문가 4인이 ‘2012년 주목할 만한 와인 10선’을 꼽았다. 칠레 와인 강세에 더불어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등 한국에서 다소 영향력이 약했던 와인 역시 급부상할 전망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와인 수입은 총 27.2백만 병으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했다. 전체 수입 와인 가운데 적포도주는 69%, 백포도주는 24% 스파클링 와인은 7%. 이 중 칠레와인은 수입 물량기준 25%의 비율을 차지하며 주요 와인 수입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는 칠레 와인이 약진한 한 해였다. 얼마 전 가격 이슈로 약간의 논쟁이 일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그러나 가격 대비 훌륭한 맛과 품질로 전년 대비 30% 이상 수입 물량이 늘어나고 종류도 다양해지는 등 칠레 와인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칠레 와인은 가격대비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 자연스레 2012년에도 가장 선호하는 지역 와인으로 선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 주목할 와인 가격대비 품질이 뛰어나다. 그간 비싼 와인이 곧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하던 것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 가능하다. 3~4만 원 선에서 고품질 와인이 사랑 받을 것으로 보인다.
▲ 2012년 주목할 와인 10선
1. 라포스톨 까사 샤르도네 Lapostolle, Casa Chardonnay | 칠레, 3만 원대
가격 경쟁력, 포도원의 명성, 품질 등 모든 요소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와인이다. 2011년 초,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만찬주로 라포스톨 까사 소비뇽 블랑을 선택했다는 기사가 뜨면서 국내에서도 크게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세련됐지만 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당도와 산도가 적당해 특히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2. 샴페인 바론 드 로칠드 브뤼 NV Champagne Barons de Rothschild Brut NV | 프랑스, 20만 원대
200년 넘게 이어온 와인명가이자 금융계의 대부 로칠드 가문의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클라크가 합작해 만든 샴페인이다. 출시 전부터 국내 샴페인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던 제품으로 블랑 드 블랑, 로제, 브뤼의 3가지 시리즈가 있다. 이 가운데서도 브뤼는 엔트리급 샴페인으로 균형미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나 최근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국내 상황을 고려해 볼 때 2012년에 반응이 좋을 것으로 점쳐진다.
3. 에로이카 리슬링 Eroica Riesling | 미국, 5만 원대
베토벤의 세 번째 교향곡 ‘영웅’에서 이름을 따 왔다. 2004년 와인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뽑은 베스트 와인 메이커 TOP 50중 한 명인 독일의 ‘닥터 루젠’과 미국 워싱턴 주의 대표적 와이너리 ‘샤토 생 미셸’의 합작품.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0에 무려 다섯 번 연속 선정된 바 있는 검증된 와인이기도 하다. 최근 리슬링 와인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독일이나 프랑스의 리슬링 와인을 선호해온 이라면 색다른 매력을 지닌 이 와인을 한번쯤 마셔볼 것을 권한다. 당도와 산도가 적당해 와인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두루 선호할 수 있는 맛이다.
4. 요리요 Jorio | 이탈리아, 4만 원대
다채로운 과일향, 훌륭한 산도와 부드러운 타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탈리아 와인이다. 이탈리아 음식은 물론, 전이나 찜과 같은 한식과도 잘 매치된다. ‘신의 물방울’, ‘식객’ 등에서 극찬을 받아 더욱 유명세를 탄 와인이기도 하며, 로버트 파커로부터 2년 연속 90점을 받은 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5. 카이켄 마이 Kaiken Mai | 칠레, 18만 원대
‘마이(Mai)’는 안데스 인디언 언어로 1등이란 의미다. 몬테스 와인에서 2012년을 겨냥해 새롭게 선보이는 와인으로 ‘몬테스 알파 M’, ‘몬테스 폴리’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이다. 말벡 품종 100%로 만들어졌으며 스파이시한 향신료 향과 파워풀하고 단단한 구조감이 매력적이다.
6. 마르케스 데 까사 콘차 까베르네 쇼비뇽 Marques de Casa Concha Cabernet Sauvignon | 칠레, 6만 원대
칠레 와인 부동의 1위인 ‘콘차이토로 사’에서 출시한 이 와인은 2010년 칠레 건국 200주년 기념식 건배주로 사용되면서 일명 ‘대통령의 와인’으로 불린다. 또한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100대 와인에 처음 이름을 올린 칠레 와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강렬한 레드 컬러와 실크 같은 타닌의 질감이 ‘카이켄 마이’와 함께 칠레 와인 마니아들을 열광시킬 만한 와인이다.
7. 산타이네스 리제르바 까베르네 쇼비뇽 Santa Ines, Reserva Cabernet Sauvignon | 칠레, 3~4만 원대
100% 유기농으로 관리되고 있는 ‘산타이네스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인위적인 맛이 적고 유럽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세하고 부드러움이 있다.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2개월 숙성시키는 덕분에 “신세계 포도로 구세계 와인 스타일을 창조한다”는 평을 받는 와인이다. 과일향, 적당하고 부드러운 타닌으로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
8. 테스코 파이니스트 비냐 마라 그란 리제르바 Tesco Finest, Vina Mara Gran Reserva | 스페인, 3만 원대
‘테스코 파이니스트’는 세계적 와인 평론가 및 전문가들이 전 세계 숨겨진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해 생산자와 함께 개발한 와인 브랜드 중 하나다. 스페인 와인의 정수를 보여주며 비교적 올드 빈티지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3만 원대 중반으로 매우 합리적이다. 진하고 부드러우며 동시에 우아한 와인으로 와인 초보자 들은 물론 애호가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훌륭한 와인이다.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9. 핀카 라셀리아 리제르바 말벡 Finca La Celia Reserva Malbec | 아르헨티나, 4만 원
유럽 와인은 부담스럽고 칠레 와인은 지겨워졌다. 그렇다면 눈 돌릴 곳은 아르헨티나 와인 뿐. 이 와인은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방에서도 고급 와인 생산지로 알려진 ‘우코 밸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무엇보다 양질의 포도를 재배해 품질이 뛰어나다. 핀카 라셀리아는 총 생산량의 80%를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과일 풍미가 진하고 미디엄 바디 스타일로 음용이 수월한 가격대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와인이다.
10. 쿠시뇨 마쿨 까베르네 소비뇽 안티구아스 리제르바 Cousino Macul Cabernet Sauvignon Antiguas Reserva | 칠레, 5만 원대
1927년부터 만들어진 유서 깊은 와인으로 10여 년 전 포도밭을 옮기는 불운을 겪기도 했으나 이후 비약적인 품질 향상을 보이며 최고의 와인으로 거듭났다. 특히 ‘안티구아스’ 시리즈는 해마다 로버트 파커로부터 90점 이상을 획득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입자가 고우면서도 풍부한 타닌이 특징이다.
※도움말=사진 좌측부터 윤종대(신세계 백화점 주류 바이어), 박경태(소믈리에, 와인칼럼니스트), 전현모(아카데미 듀뱅 코리아 전임강사), 정휘웅(와인블로거, 네이버 최대 와인카페 ‘와카’ 운영자)
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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