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업체 신년사, "국내 시장 한계..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보완"
[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해외 수주 확대 및 리스크 관리 강화'. 건설업계의 새해 경영 키워드다. 국내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방향으로 지속적인 먹거리 창출을 위한 '해외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또 유럽발 금융위기 등 글로벌 시장 불안과 한반도 지정학적 변수 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바깥에서 '먹거리' 찾자"= 건설업계는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와 공공·민간 공사 물량 감소 등에 따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열쇠를 해외에서 찾기로 했다. 침체된 국내 건설 경기 속에서 지속적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 비중을 지난해보다 많은 60%대 후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EPCM(설계ㆍ자재구매ㆍ시공 일괄 관리) 분야 강자로 우뚝 서기 위해 글로벌 사업수행 역량 강화와 조직 경쟁력 확충에 주력키로 했다. 이에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말 개발사업본부를 폐지하고 본부 인력을 국내외 영업본부에 재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국내 주택사업보다는 해외 영업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도 올해 경영전략의 상당부분을 글로벌 시장 확대에 맞췄다. 해외부문 사업을 강화해 해외수주 및 영업이익 증가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50%대 수준인 해외 수주 비중을 60%선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GS건설 역시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기로 했다. 허명수 사장은 2일 '비전 2020 선포식'을 갖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70%로 늘려 수주 35조원,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2조원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비전 2020 수립 원년인 올해의 경우 신성장 동력사업인 해수담수화, LNG액화, 발전 등의 조기 주력사업화를 위한 드라이브를 더욱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해외시장 확대와 사업 다각화를 경영 전략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외국 종합상사, 엔지니어링업체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올해 수주의 45% 이상과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것이다.
국내 주택사업에 주력했던 건설사들도 올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새로 나서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주력사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해외사업 추진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건축본부, 토목·플랜트사업본부 등 각 본부별로 해외건축팀과 해외토목팀을 신설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주요 건설업체들은 해외시장 확대와 함께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충하면서도 대내외 변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조직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세계 경제위기, 대북 리스크, 총선과 대선 등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민첩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대우건설 서 사장도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환경도 작년에 비해 결코 호의적이지 않을 전망"이라며 "글로벌 건설 리더로 도약하려면 과거의 관행적 패러다임에서 과감히 탈피해 건설산업 진화의 선두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 박 사장도 "과거의 성공이 미래까지 보장하지 못한다"며 "기업의 생존은 내부의 역량으로 혁신을 이룰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창환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올해의 경우 변화된 주택ㆍ건설시장 패러다임에 맞춰 리스크를 정확히 분석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의 경영 내실화에 힘을 쏟겠다는 건설업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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