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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가족의 탄생, 민관이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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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가족의 탄생, 민관이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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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는 미혼남녀 결혼시키기 열풍이 한창이다. 수년 전부터 구직처럼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곤카스ㆍ혼활(婚活)'이라는 말이 유행하더니 지금은 지자체와 지역상점들이 나서서 단체 미팅을 시켜주는 '메가고콘'까지 등장했다.


메가고콘은 초대형을 뜻하는 '메가(mega)'와 합을 의미하는 '고', 교제를 뜻하는 '컴퍼니(company)'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일본식 조어로 2000명 이상이 한꺼번에 참가하는 단체미팅을 뜻한다. 미야기현 센다이시와 후쿠시마 등에서 진행돼 결혼 적령기 남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일본은 오랜 경제침체로 인한 만혼과 결혼 기피 현상에 따른 사회적 문제들로 골치를 앓아왔다. 자신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나 이성과의 연애에는 소극적인 남성을 뜻하는 '초식남'은 일본 사회가 가지고 있는 결혼 기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다.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 가족 연고가 전혀 없는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사회를 지칭하는 '무연(無緣)사회'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결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필사적인 미혼남녀 결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일본의 결혼 건수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결혼 문제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초혼 연령이 2010년 기준 남성과 여성이 각각 31.4세와 28.9세로 10년 전에 비해 남성은 2.5세, 여성은 2.4세가 늦어졌다. 일본이 겪은 만혼과 출산율 감소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한국도 겪을 소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공중파 TV에 '커플 맺기'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선보여 화제를 일으키는가 하면 지자체나 기업에서 맞선행사를 주최해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최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요청으로 듀오에서는 두산그룹과 중앙대학교의 미팅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업 미팅파티의 요청 문의는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관이 힘을 합해 추진하는 일본에 비해서는 주체가 분산돼 있고 행사도 단발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미혼남녀 맞선행사에 대해 '예산낭비ㆍ호화행사'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고, 결혼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개인이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만 치부해 버리기 일쑤다.


육아와 출산 문제를 당사자들의 역량만으로 해결하라고 할 때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처럼 결혼 문제도 당사자들에게만 맡겨 둘 단계는 지났다. 민관, 필요하다면 학계까지 연계된 협의체의 구성을 통해 전 사회적인 대응이 시급한 때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만혼과 저출산 문제는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국가에 속한 기업들의 경쟁력도 동반 하락시키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가족'의 탄생을 위해 민관 통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 힘든 구직 과정과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점차 줄고 있는 미혼남녀 간의 만남 기회를 늘리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이들의 만남을 지원하기 위한 기업 및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속속 추진돼야 할 것이다. 미혼남녀의 결혼에 대한 인식 개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민관합동 결혼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둔 점을 거울 삼아 한국에서도 심각한 결혼 문제의 해법을 찾는 단초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는 맹목적 사대주의가 아니라 현실로 닥친 국내의 결혼 문제를 풀기 위한 절실한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봐주길 바란다.


김혜정 듀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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