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응답자 10.3%는 유료 앱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탈옥' 감행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자 5명 중 1명은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불법 복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10.3%는 유료 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탈옥'을 경험했고, 이 중 52.9%는 불법적으로 유료 앱을 무료로 다운로드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사도 10곳 중 5곳 이상이 저작권 침해 위험을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여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 유병한)에 따르면 13~59세의 스마트폰, 태블릿PC 이용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1.6%가 앱을 포함한 불법 복제 콘텐츠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19~29세 이용자의 경우 29.8%가 불법 복제 콘텐츠를 이용해 저작권 침해에 가장 무감각했다. 30대 이용자는 20.6%, 13~19세는 21.4%, 40, 50대는 8.8%가 불법 복제 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
전체 응답자 중 38.1%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하면서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다운로드받는 횟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불법 복제 앱을 얻는 경로는 해외 블랙마켓이 40%로 가장 많았고 웹하드, P2P 사이트가 30.2%로 그 뒤를 이었다. 포털사이트는 29.6%, 스마트폰 관련 커뮤니티는 17.8%였다.
사용자들이 불법으로 이용하는 콘텐츠 중 앱의 경우 '게임' 앱이 69.4%로 가장 많았다. '음악·영화·TV' 앱은 25.4%, '유틸리티' 앱은 14.1%였다.
전체 응답자 중 10.3%는 유료 앱을 공짜로 이용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탈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옥은 제조사가 허용하는 앱만 쓸 수 있게 한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탈옥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를 통해 유료 앱을 무료로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탈옥 경험자의 52.9%는 불법적으로 유료 앱을 무료로 다운로드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자들의 상당수가 불법 복제 콘텐츠를 이용하면서 앱 개발사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앱 개발사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6곳이 저작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54곳은 저작권 침해가 위험한 수준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기술 발전 속도에 따른 법,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응답 업체 중 43%가 이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그 뒤를 이어 '저작권 보호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28%)', '불법복제물에 대한 철저한 단속(20%)', '저작권 보호를 위한 홍보와 교육(9%)'을 지적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불법 복제 콘텐츠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해 저작권 침해 예방 및 근절에 나선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웹하드, P2P, 해외 블랙마켓사이트 등에서 유통되는 불법복제 앱을 자동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앱 저작권보호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저작권 보호, 이용의 균형과 조화를 통한 스마트 콘텐츠 산업 활성화 ▲디지털 저작권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저작권 보호망 구축 확대 ▲새로운 사업에 적합한 차세대 저작권 기술 개발 ▲젊고 생동감 있는 긍정적 저작권 교육 및 홍보 강화 등에도 나선다.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장은 "불법복제 앱과 콘텐츠 유통을 적극적으로 막고 차세대 저작권 기술을 연구 개발하겠다"며 "저작권 보호와 콘텐츠 이용 활성화 사이에서 균형과 상생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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