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언제 일어나도 일어날일 아닙니까? 불안하긴 한데 꼭 안좋은 방향으로 갈 거라는 보장은 없어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접한 연천군 J공인 관계자는 오히려 담담한 표정이다. 그는 "북한이 세대교체가 되고 나면 또 상황이 반전될 지도 모른다"며 기대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연천군은 북한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북단 지역이다.
이 관계자는 "10년전 햇볕정책이 한창일때 통일 대비 투자용지로 반짝 홍보가 되긴 했지만 원래부터 투자 수요의 발길은 별로 없던 곳"이라며 "지난해말 연평 도발 사건과 올 8월 김정일 위원장 방러소식으로 남북 철도연장 등의 호재가 화제가 됐었지만 그때도 시장의 반응은 신통찮았다"고 말했다.
토지 시장의 경우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민통선 안 관리지역 안 농업용지 등은 비옥한 땅임에도 공시지가가 3.3m당 1만원 이하일 정도로 단가가 싸다.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이들이 아니면 들어올 생각을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연한 분위기는 포천, 동두천 등 경기 동북부권 도시들에서도 발견된다. 동두천 송내동의 D공인중개사는 "근 20년간 동두천에서 일했지만 이곳 전세나 매매시세는 다른 곳의 50%수준으로 가격 메리트가 상당하다"며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시세가 크게 연연하진 않겠지만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펜션 등 관광용으로 조성된 시설이다. 연천 전곡 등에 조성된 임진강 유역 펜션을 비롯 생태 관광을 위해 조성된 캠핑장, 전원주택 등에 대한 문의가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였다.
연천군 Y공인 관계자는 "파주 운정지구 등 경기 서북권의 신도시 조성, 37번 국도 개통 등으로 주택 수요도 늘 것이라 전망됐지만 북한 관련 소식이 들릴 때마다 찬물 끼얹듯 조용해진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업계가 자연 환경이 탁월하다는 잇점을 안고 웰빙 지역 투자자들에 이름을 얻고 있지만 북한과 가깝다는 이유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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