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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크릿' 고급 비밀 속옷 뒤의 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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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아동노동 착취한 공정무역 속옷 폭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박미주 기자]미국의 유명 여성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시크릿'의 공정무역 속옷이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노동 착취로 생산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빅토리아시크릿이 아프리카 서부의 작고 가난한 나라 부르키나파소에서 '아동 노동 착취'로 생산한 유기농 면을 사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5일(현지시간) 폭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루키나파소에서 생산된 면은 '공정무역' 인증을 받았다. 공정무역은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국가간 거래에서 공정한 가격이 지불토록 하는 국제적인 사회 운동이다.


빅토리아시크릿은 지난 2007년 지속가능한 원재료를 확보하고 여성 아프리카 농민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며 2007 부르키나파소와 유기농 면화 수입에 관한 공정무역 거래를 하겠다고 합의했다. 2008년 빅토리아 시크릿은 ‘여성을 위해 그리고 여성에 의존하는 아이들을 위해(Good for women. Good for the children who depend on them)’라는 슬로건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크릿의 사상 최대 실적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아이들을 노동력 착취 덕분에 이뤄진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신은 부르키나파소의 13살 소녀 클라시 캄비르의 이야기를 전한다. 클라시는 동이 트기도 전에 눈을 떠 흰색과 자주 색깔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면화 플랜트(대규모 농장)에서 하루종일 면화 원료를 수확해야 한다. 준비된 농기구도 변변치 않은데다 그나마 힘도 모자라기 때문에 변변찮은 농기구라도 제대로 이용할수 없다. 클라시가 지친 모습을 보이면 그를 감시하는 농부의 회초리가 날아온다.


부르키나 파소는 국민의 80%가 하루 2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세계 최대 빈국 중 하나다. 농부들은 150달러 정도 하는 쟁기를 사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클라시처럼 어린이 노동력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학교도 가지 않고 하루종일 노동을 해도 클라시는 정당한 임금을 받지도 못 한다. 클라시를 감시하는 농부의 아내는 클라시가 일을 마치면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데 그나마 하루 한 끼도 못 먹는 날도 있다.


클라시가 수확한 면화는 인도와 스리랑카의 제조 공장으로 보내지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시카고의 란제리 매장 워터타워 플레이스에서 8.50달러에 팔리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얼룩말 무늬 속옷이라고 통신은 폭로했다.


통신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부르키나 파소의 아동 노동 착취 현황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루키나파소 전역의 공정거래 유기농물에 관여하는 전국브루키나면생산자연합(UNPCB)은 2008년 유기농 공정거래 농장에서 수백만 또는 수천만의 어린이들이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빅토리아시크릿에서는 보고서를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개발도상국가 지원기관인 헬베타스에서 공정무역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토비아스 메이어는 빅토리아 시크릿은 지난해 부르키나파소의 유기농 작물을 모두 매입했으며 올해도 수확물 거의 전량을 매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시크릿이 아동 노동 착취 현황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빅토리아 시크릿 때문에 부르키나파소의 아동 노동 착취가 더욱 심해졌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기업 리미티티 브랜즈측은 부르키나파소에서 수입하는 면화 량이 자사의 전체 수입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아동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타미 로버츠 마이어스 리미티드 브랜즈 대외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 내용에 대해 "리미티드 브랜즈의 가치와 고용 규정, 원재료 공급업체에 요구하는 대외구매 기준에도 맞지 않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는 "우리는 특히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며 "주주들과 이 문제를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
박미주 수습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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