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성과공유제 시행으로 대기업은 완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협력사는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실체가 모호하고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익공유제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발표한 '주요 기업의 성과공유제 추진사례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대기업 93곳이 협력사와 공동으로 혁신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까지는 LCD-TV, 모니터, 노트북 등 디스플레이 패널에 장착되는 전력반도체(PMIC)를 전량 수입했다. 기술경쟁력 확보와 원가절감을 위해 국산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인 실리콘 마이터스로부터 전력반도체 공동개발을 제안받았다. 양측은 전력반도체 7개를 1개로 통합해 휴대용 전자기기를 슬림화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해 결국 제품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부품수 감소, 수입대체 등으로 연간 125억원의 원가절감 성과를 거뒀고 실리콘 마이터스와는 2010년 900만개였던 구매물량을 2012년 8000만개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공유했다. 실리콘 마이터스의 삼성전자 거래액은 2010년 100억원에서 2011년 410억원으로 4배 이상 급성장했고,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라는 명성도 얻으면서 판로가 확대돼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과 유가인상 등으로 인해 차량의 연비 절감 방법을 고심해 오다가 2009년 협력사인 명화공업에 운전 조건에 따라 냉각수량 가변제어가 가능한 전동식 워터펌프의 공동개발을 제안해 올해 기술을 개발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전동식워터펌프를 장착해 연비절감을 강화한 신차종 출시가 가능해져 완성차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고 명화공업은 연간 26억원 안팎의 매출 확대를 기대된다.
이밖에 한국전력-대원전기(전봇대 쓰러짐 방지 기술 개선), 포스코-유니코정밀화학(부식 방지 분화방지제 성능 개선), 롯데마트(자사와 중소기업 브랜드를 같이 표기) 등이 우수 성과공유제 사례로 꼽혔다.
협력센터 관계자는 "기업 투자와 혁신 의지를 약화하는 이익공유제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의 경쟁력을 높이고 상호 윈윈하는 성과공유제 확대가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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