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보건복지부는 25일 오전 서울 계동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아부다비 보건청과 국내 4개 의료기관 간 환자유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외 국가와 체결하는 첫 환자 유치협약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과 암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낮은 의료수준으로 인해 해외 의료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1년에 약 13만명의 환자들이 치료 목적으로 해외 병원을 방문할 정도다. 특히 UAE의 수도이자 최대 토호국인 아부다비는 자국에서 치료하기 힘든 환자 3000명 정도를 해마다 전액 부담해 해외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UAE 환자 유치실적은 '제자리걸음' 상태였다. 2009년 16명에서 2010년 54명으로 늘었지만, 전체 유치 환자(2010년 기준) 8만1789명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중동 전체로 놓고 봐도 949명에 그쳤다.
복지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향후 양국 간 환자송출을 위한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하는 동시에 의료기관 진출, 의약품ㆍ의료기기 수출 등 연관 사업의 중동 진출을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4개 의료기관은 아부다비 보건청이 승인한 치료계획서를 토대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후 6개월 내 아부다비 보건청에 청구하면 된다. 아부다비 보건청은 45일 내 주한 UAE대사관의 금융담당 부서를 통해 우리나라 원화로 병원비를 지급한다.
이를 위해 양국은 주한 UAE대사관 내 해당 업무를 담당할 부서를 설치하기 위한 협의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아부다비 보건청은 한국으로 송출할 1호 환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행정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늦어도 내년 초부터 환자 송출이 이뤄질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양국이 경제분야 협력에서 보건의료협력 파트너로 한 단계 도약할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1960~70년대 오일ㆍ건설을 기반으로 한 제1차 중동붐에 이어 21세기 의료를 기반으로 한 제2차 중동붐인 의료한류(K-Medicine)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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