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기구 채용박람회 가보니
영어·경제전문성 기본
개도국 근무경험 유리
"영어는 원어민 수준이어야 합니까?" "석·박사 학위는 필요한가요?" "어떠한 경력이 도움이 되죠?"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17~18일 이틀간 회기동의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제3회 국제금융기구 채용박람회'장에는 열기가 가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 7개 국제금융기구 인사담당자들이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자리였다. 첫째 날인 17일 기구합동설명회에는 50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여 대학 입시설명회를 방불케 했다. 서류전형을 거친 116명의 지원자들은 국제기구 인사담당자들과 개별 컨설팅 및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열띤 열기를 보였다.
설명회장을 찾은 최상돈 카이스트 금융대학원생(31)은 "세계은행을 지원하려는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 찾아왔다"면서 "국내기업보다는 국제기구를 선호하는데 이유는 좀더 넓은 세상에서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람회는 한국인의 국제금융기구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 말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1회 설명회를 통해 8명, 2회 13명 등 총 21명의 한국인이 현재 7개 국제금융기구에서 정규직원 및 인턴 등으로 일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국제기구 인사담당자들은 탄탄한 영어실력과 관련 분야의 전문성이 채용의 필수조건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시 아시아개발은행(ADB) 인사과장은 "젊은 전문가(Young Professor)는 영어는 물론이고 경제학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원한다"면서 "개발도상국에서의 일한 경력은 채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미나 아처 데이비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인사국장은 "환경·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의 석사학위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해외에서 일 할 수 있는 끈기와 열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회 박람회를 통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에 채용된 이재진 식음료섹터 애널리스트(29)는 이에 더해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와 꾸준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다문화 환경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기구마다 공석이 났을 때 채용공고가 비정기적으로 나오는 만큼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에도 한국인의 국제금융기구 취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지난해 말 기준 국제금융기구 내 한국인은 132명으로 그 비중은 0.62%에 불과하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채용박람회 등을 통해 한국인력 진출을 위한 제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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