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히 여기는 '德將'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의 올해 달력은 각종 일정으로 빼곡히 차 있다. 현업에서 물러나 '야인'으로 머물 때 잡혀 있던 약속을 그대로 다 소화하면서 신임 기관장으로서의 일정까지 감당해내고 있어서다. 본인의 위치가 사장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어려울 때 도와준 이들을 서운하게 할 수 있겠느냐는 그의 생각은 '사람'을 중히 여기는 김 사장의 소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집무실로 찾아오는 손님 한 명 한 명을 정문까지 내려가 배웅하는 것도 그의 소탈함을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다. 1969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40년 가까이 은행에 몸담았던 김경동 사장은 '덕장'으로 평가받아 왔다. 부하 직원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해 온 때문이다. 우리은행 부행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5년 상암동에 우리은행 전산센터를 만들면서 사내 어린이집을 우선적으로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도 그의 '직원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아이를 데려와 맡기고 틈나면 아이들을 보살피고, 퇴근할 때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어린이집을 만들기로 했지만 고위층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는데 김 사장은 뚝심 있게 이 프로젝트를 밀어붙였다.
임직원들이 출산과 육아에 따른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는 그의 신조는 예탁결제원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오는 2014년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여유가 생길 여의도 사무실 공간에 어린이집을 만들어 젊은 직원들의 '신바람 나는 직장생활'을 돕겠다고 밝혔다.
예탁결제원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열거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김 사장은 장학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1952년 경상남도 함안에서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상업고등학교에 진학 할 수밖에 없었던 본인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은행에 들어가 공부를 계속하라는 부친의 조언에 따라 입행 뒤 야간대학을 졸업한 김 사장은 '돈이 없어서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경동 사장 프로필>
▲1952년 경남 함안 출생 ▲1970년 마산상고 졸업 ▲1969년 한일은행 입행 ▲1981년 명지대 경영학과 졸업 ▲1998년 한일은행 창원·중랑교지점장 ▲2001년 한빛은행 북부영업본부장, 경기동부영업본부장 ▲2004년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 단장 ▲2004년 서울대 공대 최고산업전략과정 수료 ▲2004년 우리은행 부행장 ▲2007년 우리기업 대표이사 ▲2008년 우리금융지주 수석전무 ▲2008년 우리투자증권 고문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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