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엔 통신사 안끼고 마트서 '폰' 산다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소비자가 통신회사에 관계없이 원하는 단말기를 약정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전화 단말기 식별번호(IMEI), 즉 블랙리스트 제도가 내년 5월부터 도입된다. 이를 위해 3세대(3G)망 서비스를 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는 내년 4월까지 공동으로 IMEI 통합센터를 구축해야 한다. 2G 서비스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제외된다.
지난 1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제 61차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동전화 단말기 IMEI 제도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이동전화 대리점이 아닌 타 유통망에서 구입한 단말기도 가입자식별모듈(USIM)만 장착하면 통신이 가능해진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의 대리점과 제조사 직영점, 유통업체, 온라인판매점 등 다양한 유통망이 등장해 단말기 가격 경쟁을 유발될 것"이라며 "동시에 저가형 단말기의 제조, 유통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말기 자체보다는 요금과 서비스를 통한 경쟁이 유발되고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및 선불요금제도 활성화되는 등 통신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이통사들은 내년 4월까지 IMEI 통합센터를 구축해야 한다. 통합관리센터는 분실·도난 등 신고된 단말기의 불법 사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신고된 단말기의 IMEI를 공유하고 통합 관리하는 곳이다. 구축 이후에는 해외 이통사와의 정보공유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이통사들은 또 가입 단계에서 인증 및 서비스 적용의 문제 등에 관한 모든 시스템도 이에 맞춰 바꿔야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는 이통사, MVNO, 국내외 단말 제조사, 관련 전문가 등으로 전담반을 구성해 관련 시스템 개선을 준비해 왔다"며 "(통합센터 구축시기는) 이통사의 시스템 개발과 제조사의 단말기 생산 등 준비 기간을 감안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통사별로 다른 멀티메시지서비스(MMS) 호환을 위한 표준화 작업도 이뤄진다. 이통사별로 서로 다른 규격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변경할 경우 MMS가 호환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방통위는 스마트폰의 MMS 규격을 국제표준인 모바일표준화기구(OMA) 규격으로 통일하기로 결정했다.
방통위는 예정된 IMEI 제도 도입시기를 맞추기 위해 매월 이통사들을 상대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신용섭 방통위 상임위원은 "통신사업 판도가 바뀌는 제도로 통신사들의 저항이 크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며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이 4월로 예정돼 있지만 이때 가서 이통사들이 전산시스템 준비가 안됐다고 하면 어쩔수 없으므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나서 별도의 진도 체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통위는 국내 제조사도 이용자가 IMEI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단말기 외부에 표기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IMEI는 이통사가 관리함에 따라 국산 단말기의 경우 IMEI를 외부에 표기할 필요가 없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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