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영국에 본사를 둔 광산기업 앵글로아메리칸과 칠레의 국영 구리회사 코델코가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앵글로아메리칸이 칠레의 자회사인 앵글로아메리칸 수르 SA(AAS) 지분 24.5%를 일본 미츠비시 상사에 매각하겠다고 하자 코델코가 반격에 나선 것이다. 코델코는 AAS의 지분 49%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두 회사의 법률 분쟁이 자원민족주의가 확대되는 시점에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에서 벌어지는 줄다리기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10일 칠레 AAS의 지분 24.5%를 53억9000만 달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델코가 1978년 맺은 옵션협정에 따라 동일 회사 지분 49%에 대해 지급하려고 한 금액보다 웃돈을 크게 얹은 금액이다.
엑슨 미너럴스 칠레는 지난 1978년 엠프레사 나시오날 데 미네리아에 옵션을 부여했으며 엠프레사는 이를 2008년 코델코에 양도했다.3년마다 행사할 수 있다.
매각소식이 전해지자 게라르도 조프레 코델코 이사회 의장은 이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앵글로아메리카는 옵션협정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자산의 일부 혹은 전부를 우선매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믿는데 이는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코델코는 앵글로측이 보유한 51%의 지분을 파는 것은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코델코가 사려는 49%는 손을 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디에고 에르난데스 최고경영자(CEO)는 상담차 방문했던 하와이에서 이날 산에티아고로 급거 귀국,법률 공방을 이끌고 있다.
AAS는 칠레에 노천광산인 로스 브론세스 구리광산과 엘 솔다도 구리광산, 차그레스 구리제련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회사가 거론하는 ‘자산’은 로스 브론세스 구리광산이다.
코델코가 지난 10월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AAS는 지난 해 45만t의 구리를 생산했다.
앵글로아메리칸측은 AAS가 지난해 13억 달러의 세금이자지급감가상각전 이익을 남겼다.
앵글로아메리칸은 로스 브론세스 광산의 생산량을 두배로 늘리기 위해 28억 달러를 쏟아부는 등 1980년 이후 65억 달러를 투자하고 1만 여명의 칠레인을 고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앵글로측이 이 옵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거나 코델코가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델코는 과거에도 두 차례 지분을 사들이려고 했으나 실패했으며, 옵션 행사시기인 내년 1월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놓았다.
앵글로아메리칸의 신시아 캐럴 CEO는 이번 분쟁을 외국인투자에 대한 칠레의 개방정도를 재는 시금석으로 간주해왔다. 그녀는 이날 산티아고에서 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칠레 정부도 국제사회가 이번일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면서 “우리는 주요한 외국인 투자자”라고 말했다.
앵글로아메리칸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지분매각은 옵션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날 이전에 어떤 때라도 AAS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한 옵션협정의 규정을 충분히 준수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서로 위협할 게 아니라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코델코측에 나머지 24.5%를 사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델코측은 앵글로측에 밀려 적은 지분을 매입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조프레 의장은 “코델코의 권리,나아가 칠레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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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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