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방글라데시 노사관계가 여전히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10일 '방글라데시 노무여건 변화와 대응 보고서'를 통해 지난 7월 기준 방글라데시의 노사분규 발생 건수가 지난해 연간 합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대규모 소요사태가 발생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지난 7월 기준 노사분규 발생 건수는 188건으로 지난해 전체 발생건수 148건보다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한국 의류회사 영원무역의 치타공 공장에서 발생한 현지 노동자들의 대규모 소요사태는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는데 이는 방글라데시 정부에서 시행한 최저임금 조정과 관련된 견해 차이가 원인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은 9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방글라데시에 진출했으며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과 더불어 최대 투자국이 되었다. 지난해 기준 150여개 섬유·의류기업이 진출해 있다.
코트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방글라데시 정부의 노동법 개정 움직임을 비롯해 현지 노무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보여 노사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방글라데시는 생산직의 월평균 임금이 54달러로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노동조합은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한국기업이 많이 입주해 있는 수출가공공단(EPZ)에는 실제로 노조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노조 설립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노동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이에 따라 현지진출 우리기업에 대해 노동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만약을 대비해 경찰 등 공권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영원무역 소요사태가 배후단체의 개입으로 확산된 것으로 밝혀졌듯이 외부세력의 산업현장 침투를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궁극적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등 경쟁국에 비해 낮은 방글라데시의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근로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노동자의 임금인상 요구가 있을 경우 적극 호응하는 것도 필요하다.
박진형 코트라 정보컨설팅본부장은 방글라데시 노무분규 증가에 대해 "현지진출 우리업체는 사회봉사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앞장서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