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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옴부즈만, 왜 만들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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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로사항 접수 건수 줄어
"아무 권한 없는게 문제"


中企 옴부즈만, 왜 만들었소 김문겸 중소기업 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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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로마 시대 호민관은 평민의 수호자였다. 귀족에 맞서 평민의 요구를 대변하고 그들의 권리를 옹호했다. 지난 2009년 중소기업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나온 게 중소기업 옴부즈만(기업 호민관)이다. 그러나 올 초 취임한 김문겸 2대 호민관을 두고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호민관실이 운영하는 공식 트위터 계정(@KoreaOmbudsman)의 팔로워 숫자는 4588명이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호민관실 팔로워는 4833명이었다. 1년 만에 중소기업인 245명이 호민관과의 소통을 중단한 셈이다. 호민관실은 2009년 설립 직후부터 트위터를 개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중소기업계와의 소통에 전념해 왔다. 주로 호민관 공식 일정을 알리거나, 현장 애로사항을 접수하는 식이다.

트위터를 통해 오고가는 트윗 건수도 시원찮다. 지난해 11월 1391개였던 트윗 메시지 건수는 현재 1635건이다. 지난 1년간 고작 244건 증가에 그쳤다. 한 달 평균 20건으로, 하루에 1건 꼴도 안 된다.


한 중소기업인은 "현재 호민관은 언론에도 잘 보이지 않고 트위터에서도 형식적인 공지사항 전달만 이뤄지더라"며 "팔로잉(following)하는 게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어 얼마 전 언팔로우(unfollow)했다"고 말했다.


호민관의 주 업무인 중소기업 규제 및 애로 접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민화 1대 호민관 시절 접수된 애로ㆍ규제 건수는 총 1817건으로 한 달에 90건 꼴이다. 그러나 김 호민관 취임 후 현재까지 접수 건수는 632건으로 월 평균 79건으로 줄었다. 이제 설립 2년을 갓 넘긴 호민관실의 특성 상 시간이 지날수록 접수 건수가 늘어야 정상인데 되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를 두고 호민관의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겉보기엔 호민관의 역할이 대단해 뵈지만, 실상은 아무 권한도 없어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싶어도 그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소리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기업기본법 제22조에 의거 중소기업청장의 추천과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무총리가 위촉한다. 주요 직무는 불합리한 규제에 따른 고충처리, 관계기관에 규제 개선 건의 등이다. 비상근 무보수직인 호민관은 기관장이면서도 조직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운영권이 없다. 때문에 호민관이 역할을 수행하면서 간혹 소관 기관인 중소기업청 등과 마찰이 생길 경우 과제운영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로 초대 호민관이던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지난해 11월 "호민관실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며 사직했다. 이 호민관은 대ㆍ중소기업 상생, 호민인덱스지수 등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보였었다.


김 호민관 역시 지난 9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 제도 내에서는 일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예산도 정부에서 지원받아 독립성을 찾기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이전 호민관이 불미스럽게 사퇴한 상황에서 현재 답보 상태는 예견된 일"이라며 "정부가 호민관에게 권한을 주는 등 변화가 따르지 않는 한 상황이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김 호민관은 1956년생으로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미국 뉴욕주립대 MBA, 미국 일리노이대 경영학 박사를 거쳐 20년째 숭실대학교에서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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