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파이넥스 첫 수출 '기술보호'에 달렸다
인도 제철소건설 경영권 확보가 우선···양측 입장 '팽팽' 내달 최종 협상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포스코의 첫 인도 고로 일관제철소 건설이 다음달 결정될 전망인 가운데, '1%'의 지분 확보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 최대 철강사 세일(SAIL)은 다음달 한국을 방문해 고로 건설을 위한 최종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이날 베니 프라사드 베르마 인도 철강 장관과 세일 경영진이 한국을 방문해 마지막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었지만 세일의 이사회가 열리지 못해 한 달 여 가량 연기 된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포스코와 세일은 지난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인도 동북부 자르칸드주 보카로 지역 약 1000만㎡(306만평) 규모 부지에 연산 300만t에 달하는 고로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는 포스코가 인도에서 건설을 추진하는 3번째 고로이자 독자 기술인 파이넥스(FINEX) 고로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파이넥스의 첫 수출이라는 상징성이 부각됐다.
파이넥스는 기존 고로와 달리 원료를 예비 처리하는 코크스 제조공장과 소결공장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투자비나 생산원가를 15%나 낮출 수 있다. 또한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은 3%, 질산화물은 1%, 비산먼지는 28%만 배출돼 친환경 녹색기술로도 각광받고 있다. 정부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파이넥스의 기술 유출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파이넥스 수출에 있어서는 제철소 경영 및 운영권 확보를 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세일과의 협상에서도 이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조인트벤처의 지분 과반수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세일측도 이 점에 있어서는 한발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최초에 포스코는 60%의 지분을 요구했지만 올 들어 51%선까지 지분율을 낮췄다. 세일 역시 51%를 고집하고 있다. 고로 기술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세일은 파이넥스 기술을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파이넥스를 지키려는 포스코와 우위를 점하고 싶은 세일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인도 중앙정부가 중재에 나섰다. 인도 현지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베르마 장관은 양사에 50%대 50%의 지분을 보유하는 선에서 합의할 것을 제안했다. 세일은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인도 정부의 중재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서로가 한발씩 양보해 정체된 사업을 풀어나가자는 의미다.
포스코는 아직 이 제안을 100% 수용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세일과의 최종 협상에서 51% 확보건을 요구하되 파이넥스 기술 보호에 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경우 50%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초 해외 고로 진출 국가로 기대됐던 인도에서 성과를 올리지 못한 포스코로서는 세일과의 제휴를 우선 관철시켜 사업의 활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미래 철강산업을 주도할 친환경 고로 기술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파이넥스 수출 성과를 늘려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다음달로 예정된 세일측과의 협상에서 계약서에 최종 서명을 한다는 게 우선적인 목표"라면서 "하지만 파이넥스의 기술 유출이라는 무리수를 둬가면서까지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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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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