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은행채 가운데 발행 만기 2년 이하 원화표시채에 대해 지급준비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또 한국은행이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금융기관수도 현재보다 2배 이상 확대된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은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3일부터 오는 23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2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예금채무에만 부과됐던 지준금 적립대상에 은행법상 은행채 가운데 발행 만기 2년 이하 원화표시채를 포함했다. 지급준비제도는 비상시를 대비해 은행들이 한국은행에 예금의 일정 비율을 맡겨두는 제도로, 금융권은 상환기일이 확정돼 있어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은행채에 지준금을 부과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대상범위를 2년 이하 원화표시채로 제한해 지준 부과에 강한 의지를 피력해 온 한은과 은행권의 불만을 아울렀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자료 제출 요구대상이 되는 제2금융권 범위를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가운데 업권별 평균 자산규모 이상'으로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자료 요구 제2금융권 회사는 개정 전 64개사에서 130여개로 2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제2금융권 회사가 370개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35% 정도가 대상이다.
또 한은이 금융감독원에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를 요구할 때 금감원은 1개월 이내에 요구에 응하도록 했다.
이밖에 금융기관 간 의사소통을 위해 한은은 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에 의견을 요청할 수 있고, 금통위에 상정되기 5영업일 전까지 거시금융안정보고서를 위원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벌칙 적용 시 공무원 의제범위를 긴급여신, 영리기업 여신, 자료제출 요구, 검사 또는 공동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한은 직원으로까지 확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규제개혁위원회 및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다음달 17일부터 한은법 시행령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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