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복수투자권유 규제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증권사가 운영하는 증권방송에서 투자권유 대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식 전문가들은 앞으로 다른 증권방송이나 인터넷사이트 등에 중복 출연할 수 없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이 다양한 채널에 나와 특정 종목의 매수를 추천, 시세조종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금융감독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 하지만 일반 증권방송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종전처럼 다른 채널에도 출연할 수 있어 '반쪽'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주식전문가들의 투자권유 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내부통제 지침을 마련해 각 증권사들에게 시달했다. 금감원은 지침에서 투자권유대행인으로 활동하는 각 증권사 소속 주식전문가들이 여타 채널에서 활동하는 것을 자율적으로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주식전문가를 신규로 고용할 때는 계약서에 이런 사항을 명시토록 하는 한편, 기존에 고용된 주식전문가들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재계약을 통해 지침을 준수토록 권고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주식전문가들이 그동안 여러 채널에 중복으로 출연하면서 시세를 조종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우선 증권사가 고용한 주식전문가들에 한해서 추가 겸직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파악한데 따르면, 일부 주식전문들은 미리 특정 종목을 산 뒤 증권사 증권방송과 케이블TV, 인터넷 사이트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회원들에게 해당 종목 매수를 권유하고, 추종매매로 주가가 오르면 보유 주식을 고가에 팔고 나가는 행위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증권사들은 'POP TV', '온메이트', '머그카페', '이프렌드에어', '생생스톡 라이브', '채널K', '마이스톡TV' 등 다양한 이름으로 온라인 증권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방송을 통해 주식전문가가 추천한 종목이 거래되면 증권사와 전문가는 일정비율로 매매수수료를 나눠갖게 된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번 규제에 따라 한 증권사의 경우 25명에 달하던 전문가가 최근 20명으로 줄었다. 이곳에서 주식전문가로 활동하던 2명의 패널들은 최근 재계약을 맺지 않고, 중복출연 제한이 없는 한 증권전문 케이블TV로 활동무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 증권방송 등에서도 시세조종이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항상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지속적인 감사 업무를 통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엄중히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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