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2012년은 인터넷윤리 확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는 11월 3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서종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의 말이다. 그는 개인정보보호, 침해사고 대응 등의 업무와 함께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추진한 인터넷 윤리 운동이 2012년에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종렬 KISA 원장은 올해 인터넷문화진흥단을 신설해 인터넷 윤리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서 원장은 지난 3월 정보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디지털 윤리 등 인터넷 문화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고 판단, '인터넷문화진흥단'을 신설했다.
인터넷문화진흥단은 인터넷 윤리문화 개선, 교육, 대국민 홍보 등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악성댓글,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 등 인터넷의 역기능을 막고 건전한 인터넷 윤리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만들기 캠페인', '한국인터넷드림단', '인터넷윤리교실' 등이 올해 추진된 주요 사업이다.
지난 9월 진행된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만들기' 캠페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캠페인은 사용자들이 인터넷 역기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겠다는 서약을 하면 사이버 머니를 제공하고 이를 기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 원장은 인터넷윤리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을 위해 인터넷윤리학회도 출범시켰다. 그는 "인터넷윤리는 결국 KISA의 주요 사업인 개인정보보호, 침해사고 대응 등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본질적인 인터넷윤리를 제대로 확립하면 개인정보나 침해사고로 인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서 원장은 1년 동안 KISA 직원들이 관련 업무의 '전체'를 보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단순히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시만 받는 조직에서 벗어나 KISA 직원 스스로가 독립적으로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독려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시만 받는 관행 때문에 본질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는 사고방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며 "인터넷은 모든 분야가 얽혀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 침해사고 대응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보고 체계적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조직 혁신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상당히 많이 바뀌고 있다"며 "내년에는 정규직 인력도 증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 원장은 해킹 등 인터넷 침해사고 대응에 대해서는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KISA 인력과 예산으로 끊임없이 발생하는 침해사고에 모두 대응하기는 어렵다"며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업자, 포털 사이트 등이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보안 분야에서 국제 교류도 확대될 전망이다. 서 원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안 서비스를 만들면 이를 KISA에서 미리 점검하고 취약점을 알려주기로 하는 등 국제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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