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한 지원 기준을 급격하게 올리면서 BYD, 체리, 길리 등 현지 자동차 회사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코트라(KOTRA)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자동차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책들을 발표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정책은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신에너지 차에 대한 지원금 정책 기준 상향조정이다.
이는 기존에 연료소모량이 기준치 6.9ℓ/100㎞에 해당하는 차종 전수에 지원되던 3000위안의 구매보조금은 6.3ℓ/100㎞ 이하인 모델에만 적용된다. 이에 현지 업체들은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중국 대표 자동차브랜드인 BYD사는 종전까지는 자사 출시 신에너지차 제품 중 총 15종 모델이 3000위안 보조금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법령 개정 이후에 지원혜택 대상이 되는 1가지 뿐이다. 체리사 역시 기존의 지원대상 29종 신에너지 차 모델 중 7종만 그대로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지 업체들이 겪게될 또 다른 난관은 내년 7월1일부터 반영될 C-NCAP(신차평가제도) 충돌테스트 난이도 상승이다. 중국 자동차기술연구센터 소장 리웨이(李洧)는 최근 C-NCAP의 실험속도를 높였으며 자동안전장치 장착 및 ESC(차제 전자안전제어시스템)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총 130종의 차량이 충돌테스트를 거쳤으나 이 중 62%인 45종이 5등급을 획득했으며, 테스트에 응한 54종의 로컬차량 모델 가운데서는 5등급을 획득한 브랜드는 단 8개(로컬브랜드 전체의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정책 변화에 따라 가뜩이나 최근 판매량이 저조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던 이들 회사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8월 중국 주요 현지브랜드 승용차의 판매량은 26만600대로 전년 동기대비 1.9% 하락했다. 반면, 중외합작 브랜드 승용차 판매량은 68만6000대로 전년 동기대비 오히려 판매량이 14.8% 증가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갑작스러운 중국 정부의 자동차 정책 변화로 현지 자동차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음을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