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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中企, 두부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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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적합업종 놓고 숟가락 안놓는 양쪽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소기업 적합업종 1차 발표가 있던 지난달 27일 오후. 풀무원·CJ제일제당 등 두부제조 대기업 관계자들과 중소 규모 두부업체조합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적합업종 선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4월부터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품목이지만, 이들이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날이 겨우 두번째였다. 첫 회의도 바로 한주 전에 불과했다.


이날 참석한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서로간의 의견차가 워낙 커 쉽게 의견합의를 못 봤다"며 "앞으로 계속 논의하겠지만 조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두부를 둘러싼 의견차는 쉽사리 좁혀들지 않고 있어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입장차가 워낙 큰데다, 이미 일부 대기업과 중소업계간 감정의 골이 깊었던 상황이라 논의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부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할지 논의하기 위해 대기업측에서는 1위 풀무원을 비롯해 CJ제일제당, 대상이 나섰으며 중소업체를 대표해서는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가 나섰다.


지난달 가진 두차례 회의에서는 이렇다 할 의견조율 없이 양측의 입장차만 다시 한번 확인했다. 중소업체측을 대표해 참가한 한 관계자는 "두부시장 특성을 감안해 적합업종 선정시 가장 높은 권고수준인 사업이양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난색을 표했다. 특히 두부를 회사의 모태로 하는 풀무원의 경우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포장두부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3260억원으로 이 가운데 풀무원이 50.4%, CJ제일제당이 26.7%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자체 생산시설을 갖춘 것을 비롯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을 통해 최근 몇년 새 연평균 10% 이상씩 시장을 키워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07년 중국 현지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포장두부 시장에서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며 "한식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합업종 선정은 기업의 발목을 잡을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중소 두부업체들은 포장두부의 절반 수준인 비포장두부제품이나 대기업 협력업체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선윤 연식품연합회 회장은 "두부는 중소업체와 대기업간 품질차이가 없는 품목"이라며 "대기업들이 마케팅이나 판촉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중소업체들은 고사 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의견조율이 난항을 보이면서 양측간 해묵은 갈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09년 불거졌던 조합원 빼가기 문제. 당시 중소규모 업체들은 대기업인 풀무원이 수입콩 배분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중소기업들에게 업종별 단체인 연식품연합회에서 탈퇴해 풀무원 인사들이 주축이 된 다른 단체에 가입하길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중소규모 업체들이 풀무원 등 대기업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꺾지 않는 것도 이처럼 이미 마찰을 일으키며 얼굴을 붉혔던 상황에서 적합업종마저 불발될 경우 대기업의 확장에 대응할 수단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선 양측은 이달 중 몇번 더 회의를 거쳐 의견조율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2차발표 시 포함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연합회 관계자는 "다른 업종이나 품목에서 대기업에 대한 권고수준을 감안해 협회 내부에서도 다양한 제안을 고민중"이라며 "2차발표 때 포함될 수 있도록 목표로 하고 있으나 양측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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