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이 지난해 6월 '아이폰4'를 발표한 이후 16개월만에 보급형 '아이폰4S'를 내놓은 가운데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룬 성과가 대조를 이루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애플이 4일(미국 현지시간) 아이폰4S를 발표한 이후 지난 16개월간 한 일은 1기가헤르츠(GHz) 싱글코어 프로세서를 듀얼코어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애플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6월 '갤럭시S'를 출시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이후 매번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상황이다. 아이폰4가 발표될 때만 하더라도 중앙처리장치(CPU)나 해상도 등에 밀리면서 애플을 쫓아가기에 바빴지만 하드웨어 스펙을 단숨에 끌어올리면서 지난 16개월간 기술력에 있어서만큼은 애플을 완전히 제압했다는 평가다.
양사의 하반기 신제품인 아이폰4S와 '갤럭시S2 HD LTE'를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기술적 승리로 이어진다.
아이폰4S는 1기가헤르츠(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A5', 8메가픽셀 카메라, 3.5인치 IPS 디스플레이(해상도 960X640)를 탑재했다. 경쟁사들은 1.5GHz 듀얼코어, 4인치 이상 대화면을 탑재하는데 이보다도 못하다. 1GHz 싱글코어 프로세서 'A4', 5메가픽셀 카레라, 3.5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4와 비교해도 중앙처리장치(CPU)와 카메라 성능을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뛰어난 기술적 진보를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이달 출시할 하반기 주력 제품 '갤럭시S2 HD LTE'는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크기 4.65인치, 해상도 HD급(1280X720)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HSDPA를 지원하는 아이폰4S보다 3배 가량 빠른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서비스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16개월전 출시한 1GHz 싱글코어 프로세서, 크기 4인치, 해상도 480X800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3세대(3G) 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갤럭시S와 비교할 때 큰 기술적 발전을 이뤘다.
갤럭시S는 물론 갤럭시S 출시 16개월 후에 공개된 아이폰4S보다도 훨씬 앞서는 성능이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이후 아이폰4S 한 제품만 선보였지만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것도 차이다.
삼성전자가 16개월간 선보인 전략 모델만 꼽아도 '갤럭시S2', '갤럭시S2 HD LTE', '넥서스 프라임', '갤럭시 노트' 등 4종류에 이르러 '게으른' 애플보다 수량으로도 크게 앞선다. 갤럭시S2를 제외한 3가지 제품의 경우 LTE 스마트폰, 구글 최신 운영체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처음 탑재한 스마트폰,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결합한 실험적 스마트폰이라는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다.
유일하게 애플이 앞서고 있는 것은 오로지 가격 뿐이다. 보급형 제품을 출시한 만큼 저렴한 가격에 책정했다.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 넥스텔 등과 2년 약정을 맺을 경우 아이폰4S 16기가바이트(GB)는 199달러, 32GB는 299달러, 64GB는 3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32GB 제품을 사도 약 47만원이다. 한국에서도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반면 갤럭시S2 HD LTE는 9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져 아이폰4S보다는 훨씬 비싸다.
애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등 아이폰 신제품 발표해 긴장했던 경쟁 업체도 한숨 돌리게 됐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펼쳐질 LTE폰과 아이폰의 경쟁도 당초 예상보다 싱겁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발은 애플이 훨씬 앞섰고 삼성전자는 애플을 뒤쫓아가기 바빴지만 16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애플은 매번 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로 혁신을 보여줬지만 이번에는 그 공식이 완전히 깨지게 됐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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