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균 한국선급 회장 강조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KTX산천이 제3자 기관에 인증을 받았다면 결함으로 인한 사고는 없었을 겁니다."
오공균 한국선급 회장은 지난달 30일 대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비영리 제3자 인증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선급은 선박과 육ㆍ해상 설비의 기술진흥, 인명과 재산의 안전 및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지난 1960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칙에 기반해 한국을 비롯한 58개국(2011년 5월말 현재)에 정부 대행 조선ㆍ해운 관련 검사를 수임하고 있다.
지난 2007년 회장에 부임한 오 회장은 한국선급의 조선ㆍ해운 비중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중인데 해양플랜트와 그린십, 신재생 에너지와 철도, 군함, 항공기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인증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진행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오 회장은 "한국선급을 제외하면 정부 산하 연구소가 실험실 안에서 이뤄지는 시험연구와 현장에서 이뤄지는 인증검사를 함께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부작용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특히 영리기관이 인증업무를 수행하다보면 객관적인 검사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즉, 인증업무를 하나의 이권으로 보다보니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품질 결함 문제가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는 제3기관이 인증업무를 맡는 것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한국선급은 50년간 인증검사에만 주력하고 국내외 네트워크를 갖춘 국내 유일의 인증기관이자 비영리기관으로 최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조선ㆍ해운업 현황에 대해 묻자 오 회장은 "정말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우면 해운업→2차 조선업→조선 기자재 산업순으로 연쇄 불황을 겪게 되는데, 가장 우려 되는 것은 중소 조선기자재업체들이 급속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일본은 (중소 조선업이) 이미 무너졌고, 한국도 무너지고 있다"며 "중국이 저가 출혈 경쟁을 하고 있지만 이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그 때는 어떻게 해야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무너지기 전에 살려야 하는 데 그 시기가 있다. 정부 지원이 너무 느리게 가고 있다.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 하지만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오 회장은 늘 주장해 오던 세계조선협회의 설립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조선ㆍ해운 모두 국제적으로 롤 메이킹을 할 중심이 없다. 조선 분야 세계 1위인 한국이 협회 설립을 주도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며 "우리가 만들면 관련 산업이 모두 참여할 것이라고들 하는데, 오히려 업체들이 의지가 없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대전=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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