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전환 때도 골치 앓아···업체들 신제품 공개 앞두고 문제 처리에 애먹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지숙(가명)씨는 새로 구입한 롱텀에볼루션(LTE)폰으로 무료 통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해 친구와 통화를 했다. 처음에는 무리없이 통화를 할 수 있었지만 LTE 지원 지역을 벗어나자 갑자기 전화가 끊겨버렸다. 사용자가 4세대(4G) 통신망에서 3세대(3G) 망으로 이동할 때 끊김 없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 신호를 전환해주는 휴대폰의 '핸드 오버' 기능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시 3G 통신망에서 신호를 잡아 무료 통화 앱을 켠 뒤 친구에게 음성 통화를 시도해야 했다.
22일 휴대폰 제조 업계에 따르면 LTE폰 출시를 앞두고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휴대폰 사용자가 3G에서 4G 통신망으로 이동하며 데이터를 사용할 때도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핸드 오버가 품질 경쟁력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LTE망은 현재 서울 등 일부 지역에만 깔려 있어 LTE폰은 4G 외에도 3G를 함께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핸드 오버 기능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LTE망을 벗어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연스럽게 3G로 전환돼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통신 신호를 잡지 못하면 끊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LTE망은 음성 통화용이 아니라 데이터용이기 때문에 전화 통화를 할 때는 LTE망을 벗어나도 문제가 없다"면서 "그러나 무료 통화 앱, 음악 및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 데이터를 이용할 때는 끊김 현상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사용자가 이종 네트워크 사이를 오갈 때 이미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3G폰의 경우 와이파이존에서 무료 음성 통화 앱을 이용하다가 3G망으로 이동할 때 휴대폰이 순간적으로 통신 신호를 잡지 못하면서 통화가 끊어지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삼성전자도 LTE폰 공개를 앞두고 핸드 오버 문제 해결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핸드 오버 관련 기술이 특히 어려운데 제품 출시를 앞두고 이 부분 해결에 만전을 기했다"며 "이를 완전히 해결한만큼 다음주에 LTE폰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핸드 오버는 통신사의 망 문제와 제조사의 기술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뤄지는데 삼성전자는 안정화 작업을 통해 이 기능에 문제가 없는 최상의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당초 예정보다 LTE폰 공개 시기를 미룬 것도 핸드 오버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다른 제조사들 역시 핸드 오버 기능을 갖추는 데 애를 먹고 있고 향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HTC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이달말부터 LTE폰을 쏟아낼 예정인 가운데 이들 제품의 핸드 오버 기능이 품질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체에서는 통신사의 망 문제라고 하지만 통신 신호를 자동으로 전환해 잡기 위해서는 제조사의 기술력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LTE 시대가 열리면서 사용자가 3G와 LTE 등 이종 네트워크 사이를 오갈 때 통신 신호 전환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이라면서 "LTE 음영 지역에서 통신 신호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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