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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에는 예고없어도..." 정전예고 왜 없었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4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전력계통업무를 담당하는 전력거래소는 15일 오후 3시부터 발생한 대규모 동시다발 정전 사태에 대해 오후 5시에야 보도자료를 내고 전력사용량이 폭증해 순환송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고온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했는데 매뉴얼대로라면 예고를 않고 정전조치를 할 수 있고 이런 사태가 올 지 몰랐었다고 했다.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에서 긴급 브리핑을 가진 자리에서 예고없는 정전으로 일부 시민들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는 등 불편과 피해가 커진 데 대해 "정전상황을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염 이사장은 "전국 지역을 세부적으로 나눈 매뉴얼이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을 나눠 어느 한쪽에 정전이 몰리지 않도록 세분하게 구분돼 있다. 전남 전체에 정전이 된다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쪼개 정전을 지행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국민 입장에서는 내가 언제 정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그는 또한 "전기의 특성이 전국적 전력 수요와 공급이 어느 선 이상 벌어지면 전국적으로 광역 정전사태가 일어난다"면서 "부분적 정전을 만들어 광역 정전이 없도록 사전에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미리 예상했으면 사전에 경고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면서 "이상 고온이 오늘처럼 갑자기 몰아닥치면 대처가 어렵고, 9월9일 이전이었으면 최소한 예방정비를 했을텐데 그조차도 안됐다"고 했다.

정부의 매뉴얼에 따르면 정부는 전력예비력 규모에 따라 준비, 관심(블루), 주의(옐로), 경계(오렌지), 심각(레드) 등 단계별로 각종 대응조치를 실행한다. 가장 낮은 위기 대응 단계는 예비력이 400만-500만㎾ 일 때의 '준비'이다. 정부는 이 때 전력수급대책 기구의 구성과 운영 준비에 들어간다. 발전기별로 공급가능용량을 검토하고 기동시 장시간 소요되는 발전기 상태를 파악하기도 한다.계획 중인 발전 정지 및 시운전 발전기의 시험일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공급능력을 확보하는 일도 준비 단계에 포함된 실천대책이다.


300만-400만㎾는 '관심' 단계다. 각종 급변 사태에도 대란 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관심 단계 때부터 전력수급대책 기구를 구성, 운영한다.


200만-300만㎾는 '주의' 단계다. 전력거래소와 한전이 오후 3시를 기해 실시한 자율절전이 이 단계의 실행조치다. 전기품질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전압도 2.5% 낮추게 한다. 계획 정지중인발전기의 복구 가동을 지시하거나 휴전 등의 시행을 중지하도록 할 수도 있다.


100만-200만㎾의 '경계'이다. 이 때에는 직접부하제어에 나설 수 있다. 실제로 이날 89만㎾의 직접부하제어가 시행됐다. 0-100만㎾의 심각 단계에서는 긴급 부하조정이 시행될 수 있다. 이날 실시된 제한적 송전이 사실상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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