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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비극의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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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조윤미 기자]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형태의 보복 전쟁에 나서 3450조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 위기의 원인이 대 테러와의 전쟁에서 기인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9.11 테러에 의한 인적·경제적 피해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9.11 테러 당시 민간인 사망자 수는 3000명, 대 테러와의 전쟁에서 사망한 미군의 수는 6000명, 나머지 미국인들도 ‘테러 노이로제’ 등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다.

◆10년 간 테러와의 전쟁에 3450조원 사용=2001년 9월 11일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對) 테러전쟁은 '돈 먹는 하마'나 다름 없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미국이 9·11 테러 이후 지난 10년간 테러와의 전쟁과 미국의 안전을 위해 모두 3조2280억 달러(약 3450조원)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키스탄 등에서 전쟁을 진행하면서 순수 전쟁비용 2조6000억 달러를 사용했다.

미국 정부의 테러 관련 예산으로는 국토안보부와 연방 정보기관이 9.11테러 이후 10년 동안 각각 3600억 달러와 1100억 달러의 예산을 사용했으며 9.11테러 이후 승인된 연방 비상사태 대비 관련 예산은 4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밖에 미국 내 공항에 설치된 각종 안전장비 30억 달러, 2002년 이후 비행기 티켓에 부과된 이른바 '9.11 보안 수수료' 150억 달러, 9.11테러 이후 몸수색 등으로 인해 공항 승객들이 공항에서 허비한 시간 1000억 달러 등이 소요됐다.

계산 방식에 따라 미국이 지난 10년간 테러와의 전쟁을 치루면서 쏟아 부은 돈은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 군사작전 비용과 9·11 테러 직후 창설된 국토안보부의 예산, 퇴역군인 보훈비 등 직·간접 비용을 모두 계산할 경우 그 비용이 3조 달러라고 추산했다. 전쟁 관련 비용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그 액수가 6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테러와의 전쟁 때문에 가파르게 늘어난 미국의 국방비는 미국의 재정 적자 상황을 악화시키고 부채 문제를 촉발시킨 장본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미국의 연간 국방비는 중국의 10배인 약 7000억 달러에 이른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1일 프로젝트신디케이트 홈페이지에 '9.11의 대가(The Price of 9.11)'라는 기고문을 올려 "국내총생산(GDP)의 2%가 재정흑자였던 미국이 빚더미에 오른 것은 국방비 지출 증가와 부시의 감세 정책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 10년 지나도 휴우증 환자는 1만명=9.11 테러 이후 미국인 대부분이 '테러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거나 큰 굉음 소리만 들어도 9.11 테러의 악몽을 떠올리는 정신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월 월스트리트저널, NBC 뉴스 등 주요 언론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개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에 대한 응답으로 46%가 ‘경제침체’를 꼽았고, 20%가 ‘9.11 사건’이라고 답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9.11 테러로 납치범 19명, 사고에 희생된 4대 비행기 승무원과 탑승객 246명, 펜타곤 희생자 125명을 포함해 2996명이 사망했다. 사고 비행기 탑승객 중 어린이 8명도 전원 죽었으며 이 중 최연소 사망자는 2세였다.


이날 쌍둥이 빌딩으로 불리는 15만t 규모의 세계무역센터(WTC) 빌딩 중 1동은 56분, 나머지 1동은 102분 동안 불길에 휩싸였다가 12초 만에 무너졌다.


테러 당시 WTC에는 1만7400명이 머물고 있었다. 이 중 고층에서 떨어지거나 뛰어내린 희생자는 200명, 무너진 무역센터 돌무너기에서 꺼낸 시체만 289구다. 나머지 대부분의 희생자 가족들은 시체도 찾지 못한 채 사망신고서를 받아야 했다.


WTC의 남은 생존자를 찾기 위해 강아지 100마리를 동원해 27시간 만에 23명을 구출할 수 있었다.


이 밖에 341명의 소방관을 포함해 구조요원 사망자 수만 411명이다.


더 큰 문제는 9.11 테러의 휴우증을 앓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하는 1만명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는 뉴욕 시의 3개 9·11 테러 건강 프로그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9.11 테러에 노출됐던 최소 1만명의 소방관, 경찰, 시민 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와 우울증 등을 겪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학전문지 랜싯은 9.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암 발병률이 19% 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9.11 테러 후 맨하탄에 알코올 소비는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軍 희생자, 민간인보다 '2배 많다' = 9.11 테러 이후 테러의 주범으로 주목돼 온 오사마 빈 라덴이 올해 5월 사살되기까지 3519일이 걸렸다.


지난 2001년 10월 미국 대 테러 전쟁의 일환으로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개시된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미군 수는 230만명에 달한다. 이 중 전쟁에서 숨진 사람이 6000명을 넘어섰다.


전역 군인들의 절반은 장애수당을 받고 있고, 60만명 가까이가 상이용사에 해당한다. 이들에게 지급될 비용만 6000억~9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사귀환한 전역 군인들도 크고 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자살률도 급등해 이들 비용은 사실상 추산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전역 군인의 실업률은 12.4%로 나타났다. 미국의 실업률 9.1%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 신문인 스타즈앤스트라이프스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후 1100명의 군인이 자살했고, 지난 6년간 자살 군인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지난해에만 301명의 군인이 자살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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