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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전세시장..파열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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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서울·수도권 전셋값 상승세가 거침없다. 추석 명절 전에 살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 전세 물건도 많지 않아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비싸게 나와도 곧바로 거래되기 일쑤다.


전셋값 상승세는 서울 외곽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자고나면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이른바 '전세 난민'이 주변 지역 전셋값까지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출을 받아도 치솟는 서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수도권 외곽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을 전세대란이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국민은행의 전세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올 들어 지난 달까지 8% 올랐다. 지난 한해 전체 상승률(6.4%)을 벌써 넘어섰다. 전셋값은 갈수록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서울 전셋값은 7월보다 1.3% 올라
지난 3월(1.4%) 이후 변동 폭이 가장 컸다. 경기지역도 8월 평균 전셋값 상승률이 1.4%로, 4월(1.3%) 이후 처음으로 1%를 넘었다.

9월 들어서는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지고 있다. 서울 중계동 D공인 관계자는 "추석 전에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 상승세가 더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전셋값이 치솟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세 수요는 많은 데 공급이 부족해서다. 집값 상승 가능성이 작아 돈이 있는 사람도 집을 사기보다는 전셋집에 눌러 앉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주택 공급은 많이 부족한 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수도권에서 입주하는 주택(연립·빌라 제외)은 총 10만7601가구로, 최근 11년간 가장 적다. 지난해(16만9286)보다는 36%가 줄었고, 2000년 이후 공급이 가장 많았던 2004년(20만4459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문제는 오른 시세보다 더 주겠다고 해도 전세 물건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분당 이매동 K공인 관계자는 "기존 입주자 대부분이 전세 보증금을 높여주는 조건으로 재계약을 맺고 있어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과 신도시 등지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수도권 외곽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점점 늘고 있다. 양주시 삼숭동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에서 싼 전셋집에 살던 손님들이 이곳으로 밀려오는 경우도 부쩍 많아졌다"며 "전셋값이 올라도 물건이 워낙 부족해 나오는 즉시 계약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 이후 전세난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혼부부 등 가을 이사 수요 등이 몰리는 성수기인 데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까지 맞물려 있어서다. 재건축·재개발로 인해 서울에서만 2만2000가구가 철거될 예정이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가을 이사철에 이어 11~12월 겨울방학 이사 수요가 이어지면 올 하반기 전세시장이 한바탕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경우 빚을 늘려도 전세 난민을 면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 분산과 함께 전세 수요를 매매시장으로 유입하기 위한 활성화 대책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choc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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