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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천국에서도 음주운전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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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천국에서도 음주운전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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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술을 먹고 핸들을 잡는다면 그 술이 이승에서 드신 마지막 술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2만8207건 발생해 898명이 사망하고, 5만797명이 부상으로 병석에서 고통받고 있다. 사망자 898명은 일본의 2009년 음주운전 사망자 64명에 비해 무려 14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일본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우리와 비슷한데 음주운전 사망자가 이처럼 훨씬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지난 2001년 고속도로 상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뒷좌석에 탄 5세, 7세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일본의 교통사고를 떠올려보자.


일본 정부는 이 사고를 계기로 '음주운전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즉시 혈중 알코올 농도 단속기준을 0.05에서 0.03으로 낮추고 대대적인 홍보와 강력한 단속에 들어갔다.

아울러 '음주 운전자를 방치한 동승자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로 동승자 처벌 조항까지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을 꾸준히 펼친 결과, 지난 2000년 349명이던 음주운전 사망자를 2009년 64명까지 줄여 무려 82%를 감소시키는 성과를 일궈내기에 이르렀다.


일본 외에도 최고의 교통안전 선진국인 스웨덴ㆍ노르웨이 역시 음주 단속 기준을 0.05에서 0.02까지 낮췄고 비교적 교통안전 후진국인 중국ㆍ브라질도 0.02로, 러시아ㆍ인도 역시 0.03으로 낮추는 등 많은 나라에서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계속해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음주 단속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음주운전으로부터 선량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얼마 전 발표된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간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수를 보면 OECD 국가 평균은 1.25명이고 스웨덴은 0.66명, 일본은 0.7명, 노르웨이는 0.8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86명으로 조사국가 30개국 중 29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스웨덴ㆍ노르웨이 등 교통안전 선진국들은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0.02까지도 낮추고 있는데 교통안전 후진국인 대한민국은 여전히 0.05를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일반 운전자의 경우 음주 단속 기준을 0.03으로 즉시 낮춰야 한다. 그런 후 미국ㆍ네덜란드ㆍ프랑스 등 선진국처럼 21세 이하 운전자, 면허취득 5년 이하 운전자,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0~0.02까지 대폭 낮추는 단계별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음주운전 동승자 처벌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실시하고 있는 술 판매 업주에게까지 책임을 물리는 등 특단의 음주운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하지만 단속ㆍ처벌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가 '음주운전은 무조건 사고 난다. 단지 언제, 어디서, 누구를 사상케 하느냐만 문제될 뿐이다'는 점을 인식하고 음주운전을 결코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술자리가 있으면 아예 차를 가져가지 않고 '부득이 한 모금이라도 마셨으면 반드시 대리운전을 부르겠다'는 독한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


음주운전으로 매일 141명씩 죽거나 부상당하고 있다. 나 자신이, 우리가족이 이러한 비극의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은 딱 한 가지. 모든 운전자가 '음주운전은 자살행위'임을 인식하고 결코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모든 가족이 모이는 한가위 명절에는 긴장이 풀어져 방심하기 쉽다. 한 잔 술로 자신은 물론 가족의 평화를 무너뜨리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허 억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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