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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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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지난주 후반 증시의 화제는 CJ그룹의 삼성생명 지분 처리 문제였다. 그룹 지주사인 CJ가 공정거래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보유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전량을 계열사인 CJ제일제당CJ오쇼핑에 매각키로 전격 결정하자 논란이 들끓었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 대부분이 '지주사 부담을 계열사에 떠넘기는 조치'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고, 이는 곧장 CJ그룹의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 한 외국계 증권사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고질적인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재연된 것'이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CJ그룹의 결정은 '나쁜 선택'이 아닌 '묘수'일 수 있다. 사안의 당사자인 CJ, CJ제일제당, CJ오쇼핑, 삼성생명 등 네 회사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윈윈전략'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CJ, 법 위반 피하며 M&A 실탄도 확보 =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은 역시 지주사인 CJ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CJ는 코앞으로 다가왔던 공정거래법 위반과 그에 따른 과징금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와 함께 CJ는 금전적 실익도 얻었다. 보유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639만4340주를 CJ제일제당(439만4340주)과 CJ오쇼핑(200만주)에 매각하면서 총 5435억원의 현금을 챙긴 것. 이 돈은 CJ GLS를 통한 대한통운 인수에 활용될 예정이다. CJ GLS는 대한통운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중인데, CJ는 여기에 이번 삼성생명 지분 매각대금을 투자할 예정이다.

CJ그룹 전체로 보면 최근 급락장 여파로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 삼성생명 지분을 외부에 헐값에 넘기지 않고, 그룹 내부로 옮겨 훗날을 기약한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부분이다.


◆CJ제일제당·CJ오쇼핑, '알짜 주식' 싸게 인수 = 이번 매각의 피해자로 여겨지고 있는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도 곰곰히 따져보면 손해보는 장사를 한 게 아니다. 오히려 남는 장사를 했다.


두 회사의 삼성생명 주식 매입가는 주당 8만5000원이다. 이는 삼성생명 주가로는 상장 후 거의 최저가 수준이다. 지난달 천재지변 수준의 세계적인 주가급락 사태가 생기지 않았다면 결코 오지 않았을 가격대다. 7월말까지만 해도 삼성생명 주가는 10만원에 육박했다.


결국 앞으로 삼성생명 주가가 8만5000원보다 떨어지기 보단 오를 확률이 더 큰 만큼,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은 손해보다는 차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벌써부터 두 회사는 이번 거래로 이익을 얻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가 CJ그룹의 지분매각 발표 이후 이틀간 8.2% 올라 9만2000원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은 현재 각각 307억원, 14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이는 두 회사가 삼성생명 지분 인수대금을 전액 대출로 마련했을 경우 지출해야 할 금융비용 보다 두배 가량 큰 액수다. 금리를 5%로 가정했을 때,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이 연간 부담할 이자는 각각 187억원, 85억원 수준이다.


◆삼성생명, 오버행 부담 덜어 = 이번 지분거래는 삼성생명에게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삼성생명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아 온 오버행(대량 잠재매물) 이슈가 상당 부분 해소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이후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시장에서는 신세계와 CJ그룹이 가진 삼성생명 지분을 잠재적인 매물 폭탄으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이번 거래로 최소한 CJ그룹 물량은 당분간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CJ의 지분매각 발표 후 삼성생명 주가가 8.2%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그 방증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에 돌발악재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삼성생명 주가가 당분간 계속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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