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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은 盧 전 대통령의 '은퇴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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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비밀외교전문 공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지난 2007년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말 이뤄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노 대통령의 '은퇴공연'(swan song)이라고 묘사한 본국 보고내용이 공개됐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비밀외교전문에 따르면,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선언을 정상회담에서 이룬 것에 대한 보고서가 아니라 노 대통령의 '은퇴공연'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 비밀외교전문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2007년10월2~4일) 합의문인 '10·4선언'이 발표된 다음날인 5일에 작성됐다.

버시바우 대사는 보고서에서 "10·4선언에 나오는 모든 조치의 이행에는 정치적 승인과 실질적인 재원 마련이 수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북한에 경제적으로 너무 많은 약속을 했으며 한국 정부가 비핵화 절차에 앞서 한반도의 평화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전날인 10월 1일자 서울발 전문에서 버시바우 대사는 "정상회담 합의 이행에 대한 한국 국민의 비관적 전망은 타당하다"며 "이는 남북간 모든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합의의 '중대성'과 노 대통령의 시간적 제약, 정치적 신뢰성 사이에 불일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이 김정일의 눈을 마주보며 '북한 핵프로그램이 종식돼야 한다'고 말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는 그러나 정상회담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핵화 지지 천명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에도 의미있는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방한계선(NLL), 비무장지대(DMZ) 초소 문제 등이 논의된다면 정상회담은 상호 합의 가능한 신뢰구축 조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이들 문제는 유엔사, 주한미군과의 논의를 필요로 하며, 단계적 신뢰구축 절차를 장려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북한으로서는 남한과의 정상회담을 대미 관계 정상화로 가는 과정의 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봤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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