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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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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외국인 경영 10년을 맞이하고 있는 한국GM 안팎에서 최근들어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GM)은 2002년 GM이 옛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경영하기 시작한 지 10년을 맞아 겉으로는 '순항' 중이다. 최근 들어 새 모델을 대거 출시하고 영업망을 교체한 이후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등 잘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지엠 안팎에선 외국인 경영진 체제 속에서 생긴 여러가지 문제가 곪을 대로 곪아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 사무직 차별 대우‥생산기지화 수순?

최근 사무직 노조와 겪고 있는 갈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 생산직ㆍ사무직 동일하게 지급됐던 성과급을 올해부터는 사무직 직원들만 연말 업무 평가를 통해 차등 지급키로 해 반발을 사고 있다. 결국 사무직 노조원의 수가 몇달 새 두 배가 늘어났고, 이달 초 생산직 직원에게만 성과급 200만원이 지급되자 500여 명의 직원이 시위를 벌이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노조가 결성돼 있긴 했지만 거의 활동이 없었던 사무직 직원들이 나선 것은 성과급 문제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차별적 처우가 계속됐다는 불만 때문이다. 실제 한국지엠은 최근 사무직원들에게 실질적 임금 삭감 조치로 받아들여질 만한 조치를 잇따라 실시했다. 지난 7월 초 직급 체계를 개편하면서 차장과 부장을 각각 2ㆍ3개 등급으로 세분해 임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매년 임금 인상 기준일을 3월 1일로 하다가 갑자기 3분기로 변경한 후 소급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어 주말 특근시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식대 2만원만 지급하고 대휴를 쓰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이창훈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사무지회장은 "임기 2~3년짜리 외국인 경영진이 단기간 성과를 내기 위해 제일 만만한 사무직 직원들의 월급 봉투를 건드린 것"이라며 "특히 7월1일 복수노조 시행 후 마이크 아카몬 사장과 만나 협력적 관계 정립에 합의한 후 곧바로 차별적 인사조치라는 뒤통수를 맞아 직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직원들은 "생산직과 사무직을 차별하는 것은 곧 사무직을 줄여 한국을 '생산기지화' 하겠다는 본사인 미국 GM 측의 의도"라고까지 해석하며 집단행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 내부 불만 팽배‥제품 불량


제품 불량 문제도 불거졌다. 실제 지난 24일 한 방송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은 한국지엠의 주력 생산품 중 하나인 준중형 세단 '라세티 프리미어'의 결함 논란을 1시간 가까이 방송했다. 비만 오면 차 트렁크와 조수석 하단 등으로 물이 새고, 주행 중 가속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아 차선변경이나 우회전, 언덕길 등에서 사고 날 뻔 했던 적이 많다는 소비자들의 제보에 따라 조사를 해 보니 사실이었다는 것이다.


이 방송을 본 소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다. "지난해 매출액 12조5000억 원대의 거대 기업인 한국지엠에 무슨 일이 있느냐"는 말이 나돌았다.


내부에서도 지난해 산업은행의 대출을 한꺼번에 갚으면서 발생한 재정난으로 직원들의 1회용 컵 사용 금지 및 회식비 삭감, 이면지 활용, 외출시 소등 안 한 직원 이름 적어 내기 등의 조치로 이어져 직원들의 불만이 팽배한 실정이다.


▲ '상생' 외면‥지역사회 기여도 '쥐꼬리'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 문제가 화두지만 한국지엠은 '무풍지대'다. 실제 한국지엠은 지난해 철강 값이 오르면서 협력사들에게 공동 구매해 제공하는 철강 값을 올렸지만, 정작 협력사들이 그 철로 제조해 납품한 제품의 가격은 올려 주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고스란히 협력사들에게 전가한 대표적 케이스다.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도 인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 봄 본사가 위치한 부평구청이 '한국지엠을 홍보해주겠다'며 제안한 'GM의 거리' 사업 예산 지원(2억 원)을 거부한 것은 물론 인천시의 시민프로축구단 후원을 중단했다. GM대우 시절 2005~20008년까지 4년간 80억 원, 2009~2010년 2년간 각 5억 원씩 후원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아직까지 후원금을 내지 않은 상태다. 매회 후원해 오던 인천국제여자챌린저테니스대회도 올해는 일본 대지진을 핑계로 후원하지 않았다. 특히 최고 경영진이 지역보다는 '중앙'을 우선시함에 따라 홍보ㆍ협력 등 대외 활동의 대부분이 중앙 정부나 기관ㆍ언론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면서 어려울 때 차 사주기 운동 등으로 도와 온 인천 지역 사회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9000억 원 짜리 땅 받아 놓고 투자 약속 안 지켜


GM은 또 R&D센터 투자 등을 전제로 인천 청라 지구 내 주행시험장(53만여㎡) 부지를 공짜로 임대해 쓰면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이는 끊임없는 중국 이전설의 근거가 되고 있지만 GM측은 500억 원을 들여 부가가치가 적은 주행ㆍ성능시험장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송영길 인천시장도 최근 티머시 리 GM해외사업부문 사장 등 임원진과 만나 충돌시험장 등 투자 확대를 요청했지만 "환율 불안ㆍ남북관계 냉각 등으로 어렵다"고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원 팔아서 겨우 10원 남아? 한국지엠의 미스터리


한국지엠의 지난해 매출원가율(매출액 대비 원가의 비율)은 90.7%다. 현대차(75.7%)나 기아차(77.9%)보다 훨씬 높은 데다, 생산대수가 적은 르노삼성(78.28%)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높다. 심지어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쌍용차(82.3%)보다도 높다. 업계에서 '미스터리'로 보는 이유다. 한국지엠의 공식 입장은 상대적으로 가격 대비 원가 비율이 높은 배기량 2000cc급 이하 소형차ㆍ경차 판매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하다"며 GM과의 불평등한 거래관계를 통해 이윤이 유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부 자료를 알 수 없는 만큼 진위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비상식적인 매출원가율 등을 감안할 때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31일 오전 마이크 아카몬 한국지엠 사장이 최근 회사의 상황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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