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반등에 나서나 싶었던 코스피가 지난 주 막판 재차 급락했다. 하락폭은 역대 세 번째 수준인 115.70포인트에 달했고 지수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말 사이 열린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도 기대했던 반등은 없었다.
19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115.70포인트(6.22%) 내린 1744.88에 거래를 마쳤다. 주 초반 이틀 연속 반등하면서 안정을 찾아가나 싶었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과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 뿐 아니라 투신과 증권사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가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기관 투자자의 매도 공세는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등 수출주에 집중됐다. 대형주가 폭락했지만 '쌀 때 사자'며 뛰어든 매수 세력도 눈에 띄지 않았다. 시장 분위기가 그만큼 침체되어 있다는 뜻이다.
유럽과 미국 증시의 약세도 이어졌다. 19일(현지시각) 미국 3대 지수는 일제히 1% 이상 떨어졌다. 경기 침체와 유럽 금융권의 자금 경색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이날 모건스탠리에 이어 JP모건도 미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올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2.5%에서 1.0%로 낮춰 잡았다. 내년 1분기 성장률 전망치 역시 1.5%에서 0.5%로 수정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시장도 각각 1.01%, 1.91%, 2.19% 하락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지겠다며 보수적 대응을 당부했다.
22일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유로 금융기관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26일)과 지난주 중국을 방문한 바이든 부통령의 성과 등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봤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잭슨홀 연설에서 처음으로 2차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부통령의 방문 이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왔던 중국의 태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지도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이번 주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주말 사이 유럽과 미국 증시가 2% 전후로 추가 하락한 점과 유로본드(유로존 단일채권)에 대한 프랑스와 독일의 반대 입장 재확인, S&P의 베네수엘라 신용등급 강등 등의 이슈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유로본드 도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재차 반대의사를 밝힌 상황. 메르켈 총리는 독일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로본드 도입은) 위험한 길이라 원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한편 신용평가사 S&P는 지난 20일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낮춘다고 발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신용등급 강등' 충격이 재차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S&P는 법규의 변경과 자의성, 예측불가능한 경제조치,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 등을 베네수엘라 국가 신용등급 햐향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류 애널리스트는 "주 초반 추가적인 코스피 하락과 함께 1700 또는 직전 저점인 1684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불가피하다"며 "만약 지수가 1600대 초반 수준에 진입하면 맞서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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