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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행, 돈은 없고 금리는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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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요즘 유럽 은행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위기에 대비해 자본금을 더 쌓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경기침체로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단기 자금 조달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가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조달 금리마저 오르고 있는 상황인데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부채 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금시장은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여 은행들의 고민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시장정보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뒤쳐져 은행이나 규제당국은 조각맞추기를 하면서 상황을 판단하고 있는 형편이다. 자금시장이 경색된 만큼 은행의 자본금 확충을 일시 뒤로 미루고 자금 공급을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국 유럽은행주 하락 계속된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 미국과 유럽의 주가폭락은 경기침체시 은행의 취약성과 휘청거리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익스포져(대출규모)에 대한 염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21일 전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유럽 은행을 둘러싼 문제들이 미국 은행시스템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1.6% 하락했다.


자산규모 기준으로 미국 최대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 하락했고, 시티그룹은 3%가 미끄러졌다. 두 은행은 이달 중 시가의 약 4분의 1을 잃었다.


유럽은행 주가도 급락했다. 크레디 스위스 주가는 1.8%가,UBS는 0.8%가 각각 하락했다.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스 등 대형은행들도 하락해 이달들어 지금까지 30% 이상 날아갔다.


그런데 은행주는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WSJ는 “미국 은행들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주택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대출수요를 줄이는 성장률 하락을 어떻게 이겨내느냐”라고 지적했다. 유럽은행도 이런 문제에서 예외는 아니다.


WSJ는 자산운용업체인 셜앤메이(Shull &May)의 프랭크 셜리 회장이 “은행들은 이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야 할 것이고 그래서 투자매력이 낮아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은행주를 처분했으며 고객들이 은행부문 투자에 대한 자문을 구하면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유럽 은행 단기자금난 겪나 = 19일 주가하락은 스위스중앙은행인 SNB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에 지난 10일 2억 달러의 단기자금지원을 요청했다고 공개한 게 불을 지폈다.


스왑라인에서 인출한 이 자금의 이자율은 1.08%였고 18일 상환됐다. 이 정도 규모의 대출금은 평소같으면 신경을 곤두세울 일은 아니었지만 투자자들은 은행이 일시 자금난에 처했다고 보고 은행주를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크레디 스위스와 UBS 등 스위스의 두 은행이 드물게 “유동성이 충분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SNB에 지난 5월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및 그리스에 대한 두 은행의 익스포져는 2010년 기준으로 약 3%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가량이 이들 국가의 국채나 은행채와 관련돼 있다.


율리우스 바에르(Julius Baer) 그룹과 방크 폰토벨도 스위스 중앙은행이 미국 중앙은행에 손을 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WSJ는 금요일의 시장 동요는 2008년과 2010년처럼 일부 유럽 은행의 자금부족에 대한 ‘소문’을 포함해 유럽 금융제도에 대한 광적인 추측이 드러난 가장 최신의 징조라고 지적했다.


WSJ는 “현재 전 세계 은행들은 불투명한 은행 자금조달 시장과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정보가 실시간 사건에 뒤쳐질 수 있거나 내용이 제한돼 있다는 점 때문에 손상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에서 투자자들이나 규제당국자들은 복잡한, 글로벌 뱅킹 시스템의 모습을 통계와 확인되지 않은 정보,심지어 루머라는 실가닥을 이용해 조각조각 붙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유로존 은행 고금리로 자금조달 = 일부 은행들의 부인에도 유럽 은행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유럽 은행들의 달러자금 조달 창구가 최근 몇 달동안 유럽부채 위기가 통제불능에 빠졌다는 판단을 내리고 유럽은행들에 대해 문을 닫은 가운데 은행간 대출도 말라붙어버렸기 때문에 돈을 빌리려면 그만큼 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3개월물 달러표시 리보금리(런던은행간대출금리)는 4월 이후 처음으로 19일 0.303%를 기록했다. 리보금리는 6월 중순 0.245%의 낮은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했다.


영국의 바클레이스은행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C)도 18일 3개월 짜리 대출을 받기위해서는 0.340%를 이자를 물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18일 “리보금리 산정에 참여하는 11개 은행중 6곳이 기준이상의 이자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물고 있다”면서 “유로존 은행의 달러조달 금리는 지나달 3배로 올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한 유로존 은행이 유럽중앙은행(ECB)로부터 5억 달러의 자금을 시중금리보다 훨씬 비싼 금리를 주고 빌려야 했던 것은 유럽은행의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 자금을 빌린 것은 2월23일 이후 처음이라고 WSJ는 전했다.


◆BOE 관료, “자본금 확충 연기하자”제안 = 영국 중앙은행인 BOE의 금융안정담당 임원인 앤드루 할데인은 “금융규제당국은 빈약한 신용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자본확충 요건을 일시 완화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8일 전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지난 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의 핵심자기자본비율(티어1 비율)을 최소 7%로 합의하고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점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그는 “은행이 실물경제에 대출을 하지 않는데 대한 비판이 높고 금융시장 공포는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30년대 벤자민 루스벨트 대통령이 은행 자기자본규제를 완화하자 그게 맞아떨어져 대출과 성장이 재개됐다”고 덧붙였다.


FT는 “이같은 발언은 대출감소가 지속될 경우 은행에 자본을 더 쌓도록 밀어붙이기보다는 일시지만 자본완충을 완화하는 것의 이점이 있음을 규제당국이 알고 있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라고 풀이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출 비율이 하락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비율이 경기중리적인 수준 아래로 하락하면 자본요건을 완화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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