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차질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우리나라의 8월 수출 및 무역수지 흑자폭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에 우리나라의 수출이 직격탄을 맞게된 셈이다.
19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8월 중순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규모 및 무역수지 흑자폭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역수지 흑자폭이 전월 대비 50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우리나라의 수출규모는 506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는 63억달러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나빠진 이유는 이달 초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채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용위기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데다 8월이 여름휴가로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남은 기간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정부에서 보통 월 중순에 무역 동향을 파악하는데 이달 우리나라의 무역규모 및 무역수지가 전월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상반기 최대치를 경신했던 우리 수출이 하반기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EU FTA가 시행된지 두달째를 맞고 있지만 한국의 대(對) 유럽 무역수지가 오히려 악화된 것도 부담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1일 EU와 FTA를 발효했지만 7월 한달 무역수지가 오히려 적자로 돌아섰다. 수입은 전년 대비 34% 늘었지만 수출은 오히려 12% 감소했다. EU의 주요 국가들이 재정위기가 확산되자 외국산 물품 수입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우리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미국쪽 경기 침체가 뚜렷해지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미국 경기 회복의 둔화세가 장기화될 경우 휴대폰과 텔레비전 등 IT 주력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무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IT와 선박 등 우리나라의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하반기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기업들과 정부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및 가격경쟁력 제고 등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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