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낙농농가와 우유업체간의 기나긴 줄다리기가 끝나면서 우유공급의 급한 불은 꺼졌다. 하지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선택한 카드 '원유가 리터당 130원 인상'은 우유와 유제품 가격 동반 인상이라는 새로운 불씨를 품게 됐다.
6월 21일에 원유 값 협상을 시작한 지 56일 만인 지난 16일 오전 열린 14차 회의에서 낙농업계와 우유업계는 회의 당일부터 리터당 원유 가격을 130원 올리는 인상안에 전격 합의했다. 현재 리터당 704원인 원유 가격이 834원으로 오르게 돼 우유의 소비자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1리터 흰 우유 한 팩 당 2150원(한국물가협회 기준)에서 몇 달 뒤 우유 값이 최소 2500원 이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 원유가 상승이 있었던 2008년 8월 당시, 원유값은 리터당 120원이 올랐고, 우유가격은 업체에 따라 350원에서 400원까지 3배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우유뿐 아니라 우유를 주원료로 하는 유가공품의 가격인상도 예상돼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유값이 10% 오를 경우 발효유는 9% 커피음료 6%,분유 3% 등의 인상요인이 발생한다. 정부는 유업체들에게 소비자가격에 원유가 인상분 반영을 최소화하고 연말까지 가격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업계는 한 두달 안에 우유값을 올리겠다는 분위기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2008년 원유가 인상 시에 2개월이 지난 후에 우유가격을 인상했던 예가 있다"며 "그 때는 잉여우유량이 많았던 시기였지만 올해는 구제역으로 인해 잉여우유량이 적어 이보다는 빠른 시일내에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다른 유업체 관계자 역시 "(2008년에는) 원유가가 인상된 지 1달 정도 지나서 우유값을 인상했다"며 구체적인 시기와 금액은 현재로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원유를 제외한 물류비, 원재료 가공비 등을 고려해 어느 정도를 인상해야 할 지를 현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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