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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MRO 철수' 中企가 발끈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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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켓 지배력 강화돼 오히려 동반성장 저해
무늬만 사회적 기업…문제해결 없이 발만 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얽히고설켜 이제는 누구도 쉽게 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기업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사업 얘기다. 대중소기업간 사업영역을 둘러싸고 시작됐던 논쟁은 '일감 몰아주기', '부의 대물림'이라는 지적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최근에는 국부유출론까지 번졌다. 삼성·SK 등 일부 대기업들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중소상공인들의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누가 꼬인 매듭을 풀 수 있을까.

◆중소업계 "삼성 매각 반대, 합의사항 이행하라"=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듯이 보였던 MRO 갈등이 최근 다시 불거진 건 삼성이 아이마켓코리아의 지분을 처분키로 결정하면서부터다.


삼성이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키 위해'라는 명분을 내세워 회사 매각이라는 통큰 결정을 하자 중소업계는 당황하는 모습이다. 삼성으로부터 매각된 아이마켓코리아가 지배력을 강화할 경우 오히려 동반성장을 저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우려다.

하지만 삼성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요구도 할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소기업계는 삼성의 아이마켓 코리아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삼성이 매각보다는 '계열사와 1차협력사 위주로 영업하겠다'는 중소상공인과의 합의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분을 매각해 회사를 넘기는 건 이같은 약속을 무시한 행위라는 게 중소상공인측 주장이다.


박일근 한국베어링판매협회 회장은 "지분만 양도할 뿐 정작 회사는 그대로 유지한 채 오히려 새 거래처를 무차별적으로 확장하도록 길을 만들어 준 꼴"이라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고사하고 도마뱀 꼬리 자르듯 순간의 위기만 벗어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SK가 MRO 자회사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키로 한 일을 두고도 비슷한 반응이다. 김윤식 MRO비대위 사무국장은 "이미 MRO사업을 무분별하게 확장하며 상당수 중소상공인들을 고사직전까지 몰고 간 상황에서 이제와 사회적기업 타이틀을 갖겠다는 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외국계에 매각될 경우는 동반성장 역행=아이마켓코리아의 경우 지분매각이 순탄치 않은 것도 문제다. 논란은 인수적격자가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 최근 한 연구원이 누가 인수할지 상황별로 따져 전망치를 내놨는데, 인수주체와 방식에 따라 오히려 동반성장에 역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중소기업중앙회는 일단 부정적이다. 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고 현재 회원사들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국계 대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지분을 사들이는 일 역시 정부나 중소상공인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납품단가인하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기업정보유출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견실한 사업모델을 가진 회사를 섣불리 해외에 판다는 국부유출 논란도 피해가기 어렵다.


일부에서 제안하는 회사를 쪼개 사업부별로 매각하는 일 역시 실현가능성이 낮다. 회사 관계자는 "MRO사업만 하고 있기에 사업부별로 회사를 나누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분할매각하는 방안은 내부에서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법 못찾는 대기업MRO 사업조정=결국 대기업들의 전향적인 태도로 MRO를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듯 보이지만, 실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게 중소업계 주장이다.


동반성장위원회 내에 꾸리기로 했던 MRO 실무위원회가 늦어지는 게 현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당초 동반위는 MRO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전체회의를 열고 MRO 문제만 담당할 별도 위원회를 갖추기로 했다. 그러나 한달이 넘은 현재까지 위원회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는 등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동반위와 중소업계는 지난 6월 서브원·아이마켓코리아 등 대형 MRO업체 상위 4곳과 합의한 것처럼 다른 대형 MRO업체 13곳과 사업조정을 준비중이다. 이번 사업조정안 역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사업영역을 둘러싼 조정안을 도출하는 게 중소업계 목표다. 13곳에는 KT커머스를 비롯해 웅진홀딩스, 현대H&S, 엔세이퍼 등 대기업계열 MRO자회사나 담당업무를 맡은 법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형 MRO업체들이 동반위 내 별도 위원회를 꾸리는 일이나 사업조정 합의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앞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MRO비대위 관계자는 "삼성·LG 등과의 사업조정 역시 1년이 넘는 기간에 8번 이상 회의를 거듭해 겨우 이끌어낸 것"이라며 "나머지 대형MRO업체들이 최근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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