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최근 유럽재정위기 우려 및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외환, 채권 시장 등 기타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고 있지 않습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 원장은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주요 외국계 증권회사(9개) 및 자산운용회사(3개), 외국계 은행(8개) CEO와 가진 조찬간담회를 이처럼 현 국내 금융시장이 큰 동요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권혁세 원장은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자본·외환시장의 개방도가 커서 대외 불안요인이 파급·확산될 경우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수출 및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등 경기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또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국내요인 보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하방리스크와 부채문제 등 경제 펀더멘탈 측면때문"이라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그 요인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국가채무 관리, 외환보유고 확충, 외환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한 결과 우리경제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생산, 소비 및 경기 관련지표도 2008년 위기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음을 예로 들었다.
위기 이후 대외부문과 은행부문의 건전성과 위기 대응능력이 한층 높아진 게 사실이다. 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2007년 말 48%, 2008면 9월 말 52%, 2011년 3월 말 38% 수준으로 감소했다.
은행부문 외채도 단기외채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은행 단기외채 비중은 2007년 말 50.1%에서 2008년 9월 말 53.6% , 2011년 3월 말 42.0%로 감소추세다.
또한 은행의 예대율은 규제수준인 100% 미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BIS비율도 6월 말 현재 14.34%로 위기 이전인 2008년 6월 말(11.36%)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도 지도기준인 85%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7월 말 현재 112.3%(강화된 현재 기준 적용시 101.4%)이다.
대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외화자금시장도 금융위기시에 비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한국은 대외채무가 적고 외환보유액이 많아 재정건전성이 양호할 뿐 아니라 국내 글로벌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우수해 S&P 등 국제신용평가사의 우리경제에 대한 시각도 여전히 긍정적인 상태임을 참석한 CEO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IMF도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만큼 대외 불안요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며 "우리나라 실물경제의 펀더멘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및 해외의 시각 등을 감안할 때 한국경제에 대한 대외 불안요인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참석자들에게 한국경제의 실상이 정당하게 평가될 수 있게 적극적 협조를 부탁했다.
특히 최근 공매도 3개월 금지 조치와 관련해 그는 "공매도가 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위기시에는 시장불안을 확산시키는 문제점도 있다"며 "그동안 안정적이던 공매도가 최근 4000억원을 넘기며 과거 최고치인 2008년 9월(2346억원) 수준을 뛰어넘으며 시장불안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급락 장에서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많아 시장상황을 감안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잘 준수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권 원장은 또한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서도 객관적 기준이 아닌 자의적 기준으로 유럽 재정위기 악화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대외 상환능력이 가장 취약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한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보고서 등 발표시 유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금감원은 근거 없는 악성루머가 생성·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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