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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줄타기 경제, 설득보다 소통에 힘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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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회사 S&P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전 세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예고된 조치이긴 하나 막상 현실이 되자 모두 놀라는 분위기다. 이번 일은 한마디로 국제금융과 세계경제의 기준이 흔들리게 됐음을 의미한다. 무위험 안전자산으로 온갖 리스크 평가의 기준이던 미국 국채가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된 것이고, 경제 분야에서 리더 역할을 하던 미국의 신뢰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기준이 흔들리는 상황은 파도에 흔들리는 배의 갑판 위에서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의 처지에 비유할 수 있다. 그 곡예사는 흔들림 없는 땅 위에서 줄타기를 하는 경우와 달리 파도의 움직임과 그것이 배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만 줄 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곡예사가 줄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려면 선박의 상태와 기상 상황 등에 관한 정보를 곡예사에게 알려야 한다.

세계 경제에 높은 파도가 일렁일 때는 한국 경제라는 배의 조타실 선원인 경제관료들이 평소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정보 소통에 힘써야 한다. 대외적 조건의 변화와 국내 경제에 대한 영향, 국내 금융시장과 경제여건의 현황, 정부 정책의 노선과 방향 등을 국민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민간과 시장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도 요구된다. 그래야 하루하루 줄타기하는 국민과 기업이 낙상을 입지 않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휴일인 어제 경제부처와 금융당국 관리들이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내용은 다소 실망스럽다. 대내외 불안요인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데까지는 좋았으나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 대외 악재에 대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므로 "금융시장이 과민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대목은 뜨악하다. '과민 반응' 여부는 시장이 알아서 할 일이다. 경제관료로서 '과민 반응'이 걱정된다면 대내외 여건에 관한 정보와 관련 정책을 보다 소상하게 알려 시장이 적정한 수준에서 반응하게 하면 된다.

1997년 외환위기도 관료들이 '건전한 펀더멘털' 타령만 하고 대외채무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탓이 컸다. 정보 통제가 불가능한 시대에 경제관료의 일방적 판단과 여론 유도가 통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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