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4일 오후 열리는 물가관계장관회의의 화두는 폭우 뒤 무섭게 오른 푸성귀 값이다. 회의 장소를 세종로나 과천 정부청사가 아닌 농수산물유통공사(aT)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폭등하는 농산물 가격을 꼼꼼히 살피겠다는 의지를 담아 회의 장소를 양재동 공사로 옮겼다. 회의 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사가 운영하는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를 둘러보며 품질 좋은 상품을 낮은 비용에 거래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회의에선 배추와 상추 등 물폭탄을 맞아 값이 크게 오른 농산물 가격이 집중 점검된다. 공사가 집계한 상추 시세는 지난달 1일 100g당 589원에서 같은 달 25일 1856원까지 치솟았다. 채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에 300% 이상 값이 폭등했다. 이달 1일 현재 상추 거래가는 100g당 1673원으로 약간 떨어졌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예년보다 낮은 시세를 유지해온 배추 가격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18일 2287원에 거래된 고랭지 배추(1포기)는 이달 1일 3723원으로 보름 새 40% 가까이 값이 뛰었다. 충북 음성 등 주요 수박 산지들이 비 피해를 입어 수박 상품 1통은 한 달 새 23%(5000원) 오른 2만2000원을 줘야 살 수 있다.
이렇게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7월 물가도 1년 전보다 4.7% 급등했다. 전월비 물가 상승폭의 42.4%가 채소류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 주목해 기후 변화에 따른 농산물 생산·수급 예측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를 통해 달라진 기후 환경에 맞는 새 관측 모델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한 물가잡기 아이디어 공모전도 연다. 정부는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물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재정부 홈페이지(www.mosf.go.kr)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대국민 공모전을 벌이기로 했다. 또 농산물 가격 상승이 외식비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물가안정모범업소에 적극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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