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사람들은 종종 의아한듯 내게 물어온다.
무덥고 지저분하고 위험한 그 곳을 왜 그리도 좋아하느냐고.
그러나 베트남을 '좀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묘한 매력이 나를 자극시키는, 중독성 강한 나라라는 것을.
◆쌀국수 그리고 커피 =베트남 공기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푹푹 찌는 무더위와 야자수, 열대과일과 향신료 등이 조화(?)를 이뤄낸 동남아 특유의 내음이 코끝을 자극하니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베트남 쌀국수에도 원조가 있으니 파스테르 거리에 위치한 '포 호아(PHO HOA)'를 찾았다. 우리나라 쌀국수 가게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가격은 5만동(약 2500원). 1년 전보다 약 1만동 가량 올랐다. '5년 전에는 2만동이었는데...'하는 생각을 하며 살인적인 물가를 직접 체험한다.
그러나 맛은 역시 최고다. 매번 먹을 때마다 감동이다.
숙주와, 각종 향신료 역할을 하는 잎들과 짠(CHANH)이라 불리는 레몬라임즙, 2가지 맛 소스가 만들어 내는 진한 국물맛은 역시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아쉬워진다.
쌀국수 종류는 가장 대표적인 'PHO BO' 이외에도 면 종류와 고기, 조리 방식에 따라 수백가지가 넘는다.
가장 좋아하는 '분 보 후에(BUN BO HUE)'는 얇은 우동 면발에 고기와 숙주, 그리고 얼큰한 국물이 일품이다. 또 잔치국수와 같은 면에 양념갈비 같기도한 BBQ 맛이 일품인 고기에 야채를 함께 넣고 늑맘(NOUC MAM)이라 불리는 베트남 특유의 소스를 부어 먹는 '분 팃 능(BUN THIT NHUONG)'도 인기 만점이다.
쌀국수를 먹고 아니 중독성 강한 커피가 생각난다.
베트남 커피는 독하다. 거의 한약 수준으로 새까만 카페 다(CAPHE DA)를 한 모금 빨고 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 바로 이맛이였어!'
연유를 넣은 '카페 스아 다(CAPHE SUA DA)'는 베트남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한 모금에 모두 반하고 만다. 열대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순식간에 충전시켜준다.
베트남 커피는 결코 화려하지 않다. 분위기는 없지만 여행자들에게 일상의 소소함 속에서 여유를 선사한다.
◆베트남 예금금리 20%라고? ="이 기자, 가만히 앉아 여름휴가비용이나 벌어보지 그래?"
최근 펀드를 환매한터라 목돈을 굴릴 방법을 고심하던 차였다. 40% 가까운 수익률을 맛본 뒤라 정기예금 금리 4~5%는 눈에도 안들어오고 또 다시 펀드를 들기에는 탐색기가 필요했다. 주식은 경험이 없던터라 선뜻 나서기 두려웠다.
국내 모 시중은행 호치민 지점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 은행들의 금리는 베트남은행협회(VBA)가 예금금리 상한선을 14%로 합의했지만 은행들의 고객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암묵적으로 3~5% 금리를 더 얹어주고 있어 최대 20%까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수준이다. 1000만원만 맡겨도 200만원은 거져 생기니 매년 공짜로 베트남 휴가를 올 수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다.
5000만원을 맡기면 매년 1000만원, 1억원이면 2000만원, 10억원이면 2억원이 이자로 들어온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물가 억제책의 하나로 통화긴축에 나서는 상황에서 고금리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물가 상승률이 현재 수준보다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레포 금리를 1% 인하하는 등 예금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베트남 금리도 정상수준을 찾아갈 것이라며 3~5년간 정기예금에 가입해 고금리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
실제로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는 필자의 사촌은 베트남 현지은행에 1억원 이상을 예치해 두고 연 18.5%의 금리를 받고 있었다. 베트남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베트남 커피빈의 커피 한 잔 가격은 약 3만5000동(1700원), 쌀국수 한 그릇 4~5만동(2000~2500원), 하이네켄 캔맥주 1만2000동(600원), 롯데리아 햄버거 세트 약 5만동(2500원), 버스비 4000동(200원), 등 서민 물가는 절반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연 2000만원 이자수입만으로 왠만한 생활비는 감당해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다른 은행의 호치민 지점 관계자는 "아직 현지인들의 은행 이용률이 높지 않아 거액을 예금하고 이자놀이를 하는 고객의 대부분은 현지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라며 "잘만 활용하면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렴하게 즐기는 '황제놀이'...휴가 만끽=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살인적인 물가에 대한 부담, 정신없는 오토바이 소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호치민에서 4시반 떨어진 무이네(MUINE)·판티엣(PHANTHIET)은 작고 고요한 어촌 마을로 저렴하고도 훌륭한 시설의 리조트가 즐비해 '휴가다운 휴가'를 만끽할 수 있는 숨겨진 보물과 같은 곳이다.
호치민에서 무이네로 떠나는 버스는 매일 오전 8시, 1시, 3시반, 20시 등으로 여행사를 통해 5~9달러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이네 리조트는 평균 50달러 정도면 호텔 4~5성급에 해당하는 편안하고 깨끗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리조트 안의 수영장과 리조트 뒷편에 바로 이어진 바닷가의 방갈로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투어버스를 이용해 베트남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무이네만의 특이한 기후조건으로 만들어낸 모래사막과 붉은 암벽과 계곡 사이를 흐르는 '요정의 샘' 등 투어에 나서는 것도 추천한다.
지친 몸을 스파로 달래는 것도 좋다.
베트남에서 발맛사지는 60분 기준 약 15만동~20만동(약 8000원) 정도, 바디맛사지는 90분 기준 약 30만동(1만5000원), 네일아트는 10만동(5000원) 수준이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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