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브라우저 대다수 팝업창 차단, 네이트 이용자들 소극적 대응에 '불만'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네이트, 싸이월드 등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의 주력 서비스에서 벌어진 사상 최대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암호화 돼 있긴 하지만 비밀번호가 뚫릴 경우 네이트온 메신저를 이용한 지난 6개월간의 사적인 대화가 낱낱이 드러나고 싸이월드에 올려놓은 개인 사생활과 신상이 완전히 외부에 노출될 전망이다.
29일 현재 네이트(www.nate.com) 홈페이지에는 이번 해킹 사건과 관련한 아무런 공지나 내용도 없다. 실시간 검색어에도 해킹 사건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비롯해 구글 크롬, 모질라 파이어폭스 등은 모두 팝업 창 차단 기능을 기본 기능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때문에 팝업이 뜨지 않아 이 같은 공지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사이트 가장 하단에 공지사항을 눈여겨 봐야만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한 사과문'을 볼 수 있을 뿐이다.
특히 포털 네이트측의 뉴스 섹션에선 주요 뉴스에 해킹 관련 뉴스도 찾아볼 수 없다. 시스템 상에서 자동으로 집계되는 '실시간 관심뉴스'와 '이시각 이슈 클러스터링' 외에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SK컴즈의 서비스는 포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중 가장 문제되는 서비스는 네이트온이다.
PC와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메시징 서비스 네이트온은 대화내역을 6개월간 저장해 놓는다. 즉, 6개월동안 사적으로 주고 받은 메시지가 네이트온 서버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이다.
이용자가 저장해 놓은 각종 메모와 일정을 표시해 놓은 캘린더, 개인 주소록을 비롯해 네이트온 메신저에서 지원하는 기능 중 하나인 문자메시지(SMS) 보관함 역시 지난 2개월간 다른 사람에게 보낸 메시지를 저장하고 있다.
가계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위험이 커진다. 스캔된 영수증을 비롯해 개인의 각종 금융정보가 고스란히 저장돼 있다. 싸이월드를 이용한다면 친구관계를 맺은 일촌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게시물이 별도로 있어 민감한 사생활 정보도 유출될 수 있다.
해킹으로 인해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탈퇴한 사용자도 안심할 수 없다. 국내 개인정보취급방침상 SK컴즈는 탈퇴한 사용자의 개인정보도 1년 동안 보관한다.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를 구매한 사용자의 개인정보는 5년 동안 보관된다.
네이트와 싸이월드 이용자들은 상황이 이정도지만 SK컴즈측이 별도의 팝업창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공지를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안내나 공지를 하지 않아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 놓고 있다.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지난 3년간 써왔다는 한 이용자는 "3500만 회원들의 정보가 대다수 유출된 사상 최대 해킹 사고가 벌어졌는데 SK컴즈의 대응은 한심한 수준"이라며 "상당수 인터넷 사용자가 팝업창 차단 기능을 쓰고 있는데 팝업창 하나로 내용을 공지하는 등 소극적인 대응 태도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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